흐리고 잉크 번져 나오는 프린터기 품질 논란

2013-12-02     김건우 기자

프린터 구입 시 무조건 값이 비싼 제품을 골랐다가 기대보다 떨어지는 인쇄 품질로 제조사 측과 갈등을 빚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프린터 인쇄물의 화질은 'dpi(1인치 당 점의 갯수)'라는 객관적인 수치로 판단하지만 잉크 분사방법이나 종류, 원본의 화질과 사용 환경에 따라 인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2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에 사는 정 모(여)씨는 지난 9월 초 28만 원을 주고 엡손 프린터(모델명: L210)를 구입했다.

기존 제품보다 비싼 제품을 구입한 터라 성능에 만족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인쇄된 사진은 얼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흐리게 나오는가하면 인쇄 용지에 툭하면 잉크가 새어나온 것 같이 잉크 자국이 무더기로 찍혀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해당 제품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는 것이 정 씨의 주장. 구입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교환 및 환불을 요청했지만 이미 설치한 제품이란 이유로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이후에도 해상도 문제 뿐만 아니라 인쇄 시 알 수 없는 줄이 그어져 나온다던가 인쇄 품질이 형편 없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재차 AS센터에 수리를 요청했고 업체 측은 제품을 본사로 올려보내 정밀 진단에 나섰다.


▲ 인쇄를 하면 종종 잉크가 무더기로 묻어나와 새로 인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정 씨.


하지만 '제품엔 문제가 없다'라는 기존 소견은 달라지지 않았다. 사용 환경에 1차 문제가 있고 일정 부분은 제품 자체 특성이기 때문에 절대 하자가 아니라는 것.

정 씨는 "28만원 짜리 제품이 두 달만에 정상 사용이 여의치 않을 정도인데도 AS센터에선 정상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수 차례 읍소한 끝에 새 제품으로 바꿔주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보인 이상 증상이 '제품 특성'이라면 똑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겠는가"라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한국 엡손 측은 사용자 부주의와 제품 사양에 맞지 않게 사용한 소비자의 책임일 뿐 제품 하자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사진의 경우 고객이 요구하는 해상도가 해당 모델이 구현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흐리게 나오는 것이며 끝이 구부러진 인쇄 용지를 사용하게 되면 잉크가 분사되는 헤드부분에 용지가 닿아 잉크가 묻어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자에 의한 교환 및 환불 요구에 대해선 "구입 후 15일 이내에 중요 하자의 경우 교환 및 환불을 받을 수 있지만 위 제품은 하자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사항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