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잡는다던 '소리잠' 믿었다 낭패

2013-12-04     문지혜 기자

LG하우시스가 대대적으로 광고를 펼치고 있는 층간소음 저감 바닥재 ‘소리잠’에 대해 소비자가 과대 광고 의혹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아이가 소파 위에서 뛰어내리고 춤을 추는 사진을 이용해 소리잠 바닥재가 층간소음을 확실하게 잡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 소비자의 볼멘 소리.


업체 측은 아이가 뛸 때 발생하는 중량 소음은 잡기 힘들고, 의자를 끌거나 물건이 떨어지는 등의 경량 소음만 줄여준다고 해명했다.

4일 경상북도 구미시 구평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 모(여)씨는 “소리잠이 층간소음을 전혀 잡아주지 못해 설치비용으로 쓴 150만 원을 그냥 날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씨는 지난 11월 초 고민 끝에 LG하우시스에서 나온 소리잠 바닥재를 깔았다. 두 돌이 막 지난 딸아이가 하도 뛰어다니는 통에 아래층 사람의 항의를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

매일 딸아이에게 ‘뛰지마, 안 돼, 조용히 걸어’ 하며 주의를 주는 것도 스트레스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이 불편하던 차에 층간소음을 잡아준다는 LG하우시스 ‘소리잠’의 잡지 광고를 보게 됐다.


▲ 아이들이 뛰는 사진을 광고로 사용해 마치 중량 소음을 잡을 수 있는 것처럼 혼란을 주고 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사진과 함께 “실생활 소음을 30% 이상 줄여준다”는 내용이었다. “두 아이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게 됐다”, “너무 조용해 이사간 줄 알았다고 아래층에서 이야기 하더라”라는 내용이 담긴 체험단 후기글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 씨는 인근 장판가게에서 3.3㎡당 9만 원, 총 150만 원에 아이방과 거실에 소리잠 4.5mm짜리를 깔았다. 아이방에는 장난감을 떨어뜨리거나 놀다 다칠 것을 염려해 다른 놀이방 매트도 여러 장 덮어놨다. 그 뒤 이 씨는 아이가 뛰어다니더라도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씨에게 찾아온 평화는 아래층 사람이 “어떻게 더 시끄러워질 수 있냐”며 항의 방문을 하면서 산산히 부서졌다.

황당한 마음에 바뀐 바닥재까지 보여주며 아직도 소음이 심하냐고 묻자 아래층 사람은 여전히 시끄러워 바닥재를 바꾼지 전혀 몰랐다고 고개를 저었다.

화가 난 이 씨는 효과가 없는 소리잠 장판을 환불해 달라고 LG하우시스 고객센터에 문의했지만 “소리잠은 경량 소음을 잡는데 특화돼 있고 중량 소음은 잡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아이가 뛰는 사진으로 광고를 하면 안 되지 않냐고 항의해도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 씨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다른 바닥재보다 비싼 소리잠을 150만 원이나 주고 깔았는데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니 허탈하다”며 “아이들이 뛰는 사진을 보여주고 소음이 줄어든다고 광고하면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줄어들 거라 생각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과대 광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아이들이 뛰어다는 소리와 같이 무겁고 바닥에 크게 충격을 주는 것을 중량 소음으로 구분하는데  소리잠 바닥재가 중량 소음에 효과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광고가 고객들의 오해를 할 여지가 있어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명확한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