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중에 불 붙은 블랙박스, 원인 찾는데도 하세월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 작동을 위해 전류가 계속 흐르는 경우가 많아 과전류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고 있지만 화재 요인이 다양한데다 원인 분석에도 긴 시간이 걸려 운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4월 말 홈쇼핑 채널에서 30만4천 원을 주고 산 현대 엠엔소프트 블랙박스(모델명: R320)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전하며 몸서리를 쳤다.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 작동이 가능한 '상시전원'을 사용하고 있었던터라 24시간 블랙박스의 전류가 흐르고 있던 상황. 하지만 평소와 달리 과전류가 흐르면서 누전 및 합선이 발생했다.
다행히 블랙박스와 배터리를 연결한 케이블선이 녹고 있는 화재 현장을 김 씨가 발견해 서둘러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선이 얽혀있고 블랙박스 자체가 과열돼 선뜻 만지기도 어려운 상황.
차량 내장재로 불이 옮겨 붙을까봐 선을 빼고 뜯어냈지만 차 안은 온통 연기로 가득차 난장판이었다. 이후 두 차례 발열이 이어졌고 어느정도 진정시키고 난 뒤 홈쇼핑업체에 화재에 관한 자초지종을 전했다.
업체 측에선 일단 기기를 제거한 뒤 택배로 보내라고 요구할 뿐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화가 난 김 씨가 재차 항의한 끝에 다음 날 AS기사가 방문했다. 담당 기사는 "전선에서 과전류로 쇼트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최근 종종 발생하고 있는 하자 중 하나라고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겠다며 제품을 수거해 갔지만 이후 김 씨는 제품에 대해 어떠한 결과나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 처음엔 업체에서 제품을 교체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또 같은 사고가 날 것이 우려돼 거절한 상태다.
김 씨는 다른 제품에 비해 치명적일 수있는 자동차 블랙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같은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음에도 화재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제조사 측에 불신을 드러냈다.
김 씨는 "상시전원 블랙박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차 중 전원 공급에 의한 화재도 충분히 대비돼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재 이후 고객센터 측에서도 일단 물건을 보내라는 등 무신경한 대처가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현대 엠엔소프트 측은 과전류에 의한 케이블 발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원인이 밝혀지기까진 상당 시일이 소요 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블랙박스는 제조사를 막론하고 제품 특성 상 발열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원인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한계가 있어 바로 고객에게 알리지 못해 불만이 가중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방문 당시 날씨가 악조건이어서 기사가 다소 늦었는데 이전 불만까지 가중됐던 것 같다"며 "화재 원인이 나오는대로 고객에게 안내할 예정이며 현재 구입가 환급을 제안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