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중에 불 붙은 블랙박스, 원인 찾는데도 하세월

2013-12-11     김건우 기자
차량 사고 방지 및 도난품 감시 기능으로 주차 시에도 작동하는 상시전원 블랙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가 기겁했다.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 작동을 위해 전류가 계속 흐르는 경우가 많아 과전류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고 있지만 화재 요인이 다양한데다 원인 분석에도 긴 시간이 걸려 운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4월 말 홈쇼핑 채널에서 30만4천 원을 주고 산 현대 엠엔소프트 블랙박스(모델명: R320)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전하며 몸서리를 쳤다.

주차 중에도 블랙박스 작동이 가능한 '상시전원'을 사용하고 있었던터라 24시간 블랙박스의 전류가 흐르고 있던 상황. 하지만 평소와 달리 과전류가 흐르면서 누전 및 합선이 발생했다.

다행히 블랙박스와 배터리를 연결한 케이블선이 녹고 있는 화재 현장을 김 씨가 발견해 서둘러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선이 얽혀있고 블랙박스 자체가 과열돼 선뜻 만지기도 어려운 상황.



▲ 케이블 과열로 추정된 화재로 벗겨진 블랙박스 케이블.


차량 내장재로 불이 옮겨 붙을까봐 선을 빼고 뜯어냈지만 차 안은 온통 연기로 가득차 난장판이었다. 이후 두 차례 발열이 이어졌고 어느정도 진정시키고 난 뒤 홈쇼핑업체에 화재에 관한 자초지종을 전했다.


업체 측에선 일단 기기를 제거한 뒤 택배로 보내라고 요구할 뿐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화가 난 김 씨가 재차 항의한 끝에 다음 날 AS기사가 방문했다. 담당 기사는 "전선에서 과전류로 쇼트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최근 종종 발생하고 있는 하자 중 하나라고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겠다며 제품을 수거해 갔지만 이후 김 씨는 제품에 대해 어떠한 결과나 답변도  받지 못한 상황. 처음엔 업체에서 제품을 교체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또 같은 사고가 날 것이 우려돼 거절한 상태다.

김 씨는 다른 제품에 비해 치명적일 수있는  자동차 블랙박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같은 사례가 여러 건 발생하고 있음에도 화재 원인조차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제조사 측에 불신을 드러냈다.

김 씨는 "상시전원 블랙박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차 중 전원 공급에 의한 화재도 충분히 대비돼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재 이후 고객센터 측에서도 일단 물건을 보내라는 등 무신경한 대처가 황당하기까지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현대 엠엔소프트 측은 과전류에 의한 케이블 발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나 원인이 밝혀지기까진 상당 시일이 소요 될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블랙박스는 제조사를 막론하고 제품 특성 상 발열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원인 분석에 시간이 걸리는 한계가 있어 바로 고객에게 알리지 못해 불만이 가중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방문 당시 날씨가 악조건이어서 기사가 다소 늦었는데 이전 불만까지 가중됐던 것 같다"며 "화재 원인이 나오는대로 고객에게 안내할 예정이며 현재 구입가 환급을 제안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