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CEO들 '코 석자'...참담한 30대 업체 '경영성적표'

평균 영업익 마이너스19%..8곳 빼고 모두 '낙제'

2013-12-15     조윤주 기자

경기 침체에 정부의 가격인상 억제,원부자재값 상승등이 겹쳐 식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대 식품업체 최고 경영자(CEO)들의  3분기 누적 경영성적표를 보면 참담하다.3분기 평균 매출이 거의 제자리 결음을 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20%가까이 격감했다. 대다수가 코가 석자나 빠졌다. 8곳을 빼고 모두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을 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15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공개한 상위 30개 식음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누적 매출은 33419억 원, 영업이익은 236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4%나 감소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30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말  9%에서 올해 3분기말 7.1%로 1.9%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30대 식품업체들은 매출은 평균 이상으로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평균보다 3배 이상 악화된 셈이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은 매출 8125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99억 원으로 42.6%나 줄었다.

이는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의 글로벌 판매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작년까지 CJ제일제당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가 바이오부분에서 나왔다"며 "바이오 부분의 핵심인 라이신의 글로벌 판매가가 많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 됐다"고 설명했다.

 

KT&G(대표 민영진)는 매출 28345억 원, 영업이익 790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6%씩 감소한 수치다.

 

뒤를 이어 오리온(대표 강원기)은 매출이 18532억 원으로 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21억 원으로 13.1% 감소했다. 

 

KDB대우증권 백운목 연구원은 "중국 과장 시장이 둔화되며 중국 매출액이 예상보다 소폭 부진했고 본사는 내수가 대형마트 휴무의 영향을 받았고 수출도 일본으로의 '마켓오 브라우니' 수출이 크게 감소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계열사인 업계 4위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 5위 롯데제과(대표 김용수)의 성적표는 엇갈렸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매출액은 17179억 원으로 0.2%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1534억 원으로 20.2%나 늘었다.

 

이에 비해 롯데제과는 매출이 14554억 원으로 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69억 원으로 33.9%나 줄어들었다.

 

식품업계에서 대표적인 알짜기업으로 꼽히는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와 농심(대표 박준)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영업이익이 31.6%나 줄었고, 농심은 28% 감소했다.

 

동원F&B(대표 박성칠)는 매출은 1.4% 증가로 제자리 걸음을 했으나 영업이익은 30.4%나 늘어나 선방했다는 평가다.

 

오뚜기(대표 이강훈)는 매출이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2% 줄었고 대상(대표 명형섭)의 경우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9.8% 감소했다.

올 들어 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사조산업(대표 김정수)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3211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697억 원으로 16%나 뒷걸음질 쳤다.

 

사조산업은 횟감 참치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닭고기 업계의 공급 과잉 때문에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참치를 주력으로 하는 사조산업은 지난 2010년 닭고기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어 삼양식품(대표 전인장)의 매출이 13.1% 줄었고 대한제당(대표 이명식) 10.7%, 사조씨푸드(대표 최창욱) 9.1%, 남양유업(대표 김웅) 9% 감소했다.

 

반대로 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푸드(대표 이영호) 57.1%나 증가했다.

 

이어 삼립식품(대표 윤석춘) 21.3%, CJ제일제당이 9%, 매일유업(대표 이창근)이 8.8%, 풀무원식품(대표 이효율) 7.1% 감소로 뒤를 이었다.

 

특히 남양유업의 매출이 9% 감소한 반면, 라이벌 업체인 매일유업은 8.8% 증가해 엇갈린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올 상반기 남양유업이 욕설파문과 불매운동으로 곤욕을 치르며 매출이 하락한 반면, 매일유업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30개사 가운데 영업수지가 가장 악화된 기업은 남양유업과 사조해표로 나란히 적자전환했다.

 

남양유업은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40억 원 적자였다. 이는 매출이 감소한데다 올 상반기에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23억 원을 부과받은데다 대리점 생계자금 120억 원을 출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조해표(대표 이인우) 역시 8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조산업은 영업이익이 90.5% 감소했으며, 뒤를 이어 동아원 78.8%, 대한제분 66.6%, 사조씨푸드 49.2%의 감소율을 기록했.

 

이에 비해 풀무원식품(대표 이효율)은 영업이익이 119.8%나 증가했으며, 동원F&B 30.4%, 삼양식품과 삼립식품, 롯데칠성음료는 20%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KT&G(27.9%)였으며, 오리온, 동서, 동원산업,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가 10%내외로 집계됐다.

 

남양유업과 사조해표는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동아원, 사조산업, 사조대림, 삼립식품은 2%를 밑돌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