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로 쏟아진 대형 증권사 4곳, 몸값 비교해보니..
우리, 현대, 동양, 대우 등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거나 나올 예정인 4개 증권사의 몸값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개 증권사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높은 곳은 0.7배인 대우증권이다. 이어 우리투자증권이 0.6배, 현대증권은 0.4배, 동양증권은 0.2배 순이다.
덩치는 우리투자증권이 총 자산 규모 29조8천억 원으로 가장 크지만 PBR에 있어선 대우증권(총 자산 27조5천억 원)이 한 수 위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장부가격에 의한 주주 소유분)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가를 표시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높다.
그러나 인수 매력이 PBR만으로 결정되는 아니다. 최근 3년여 동안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만 이익을 내고, 현대증권과 동양증권은 적자 상태에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148억 원, 대우증권은 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동양증권은 1천743억 원 그리고 현대증권은 184억 원의 순손실로 적자를 냈다. 현대증권은 올해 적자전환됐고 동양증권은 적자규모가 심화됐다.
시장에는 우리, 현대, 동양 외에도 중소형 회사까지 10여개 증권사가 매물로 나온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성이 최악인 상황인만큼 이들 증권사들이 제 값을 받고 매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중론이다.
실제로 24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우리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의 경우 1조 안팎으로 몸값이 확 쪼그라들었다. 본입찰에서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NH농협금융지주가 1조 원을 써냈고, 라이벌 KB금융지주도 1조1천500억 원 정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우리투자증권의 시가총액 규모는 1조9천900억 원이 넘는다.
동양증권(대표 서명석)의 경우 최근 3년여 동안 계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적자경영이 심화되면서 기업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터라 역시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수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증권의 시총 규모는 3천억 원 정도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에 대해 소매영업의 경쟁력은 높게 평가했지만, 동양사태로 불거진 신용위험 우려가 남아있다며, 신용등급 평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매각 주관사가 선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 중이어서 법원의 공개매각 원칙에 따라 이번주 중으로 대형 회계법인이 주관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22일 최신 매물로 나오게 된 현대증권(대표 윤경은)의 경우 지난해 671억 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 됐고, 올 상반기에는 18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시총 규모는 1조 원이 넘지만 현대그룹 측에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더라도 매각금액이 7천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 등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증권 등 금융 계열사 3곳을 모두 매각하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고강도 자구안을 내놨지만 주력사인 현대증권이 제 값을 받고 매각될지는 역시 미지수다.
서영수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대증권의 실적부진과 경영 불안, 높은 매각가격, 강성 노조 등 걸림돌이 많아 매각이 수월하게 진행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잠재 매물인 대우증권의 PBR이 0.7배가 넘고, 현대증권은 0.4배 정도에 그친다"며 "매각금액이 회사마다 다른 만큼 알짜와 껍데기를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매물로 나온 증권사의 매각금액이 제각각이어서 M&A성사 여부는 결국 가격적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7월 통합 산업은행 출범과 함께 분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KDB대우증권(대표 김기범)도 증권업계 지각변동의 핵심으로 통한다. 대우증권은 시총 규모가 2조8천억 원이 넘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