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분사, 하나SK카드와 통합 가시화...중위권 경쟁 치열해질듯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이 가시화됐다. 시장 점유율 4%대와 3%대인 양사가 몸을 합치게 되면 시장점유율 8%를 바라보게 된다. 시장점유율 7%대인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등 중위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와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3월 말 외환은행으로부터 카드사업부문을 분리해 가칭 외환카드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분할은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위한 전단계다.
하나금융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로 들어가는 중복 비용을 절감하고 제휴 협상력을 강화하는 등 카드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은행에서 카드사업부문을 분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적분할 방법으로 외환은행과 신설되는 외환카드의 분할 비율은 0.8015217 : 0.1984783이다. 외환카드는 자본금 6천400억 원에 총 자산 2조8천118억 원, 자기자본 6천429억 원 규모로 설립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이후 내년 4월1일 출범하는 외환카드 주식회사 주식 100%를 6천429억 원에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외환카드 분사가 마무리되면 내년 하반기에야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 중위권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하나SK카드(대표 정해붕)의 시장점유율은 4.5%, 외환은행의 카드사업부문은 3.2%로 통합 후 7.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업계 중위권인 롯데카드(대표 박상훈)의 점유율은 7.6%, 우리카드(대표 강원)는 7.3% 정도다.
전업계 카드사는 지난 4월 출범한 우리카드까지 총 8개사가 있다. 신한카드(대표 위성호)가 시장점유율 20%대로 독주하고, 2~3위인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와 KB국민카드(대표 심재오)가 13%대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이어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롯데카드, BC카드(대표 이강태), 하나SK카드, 산은캐피탈(대표 김영기)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이 경쟁하고 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외환카드와 통합하게 되면 시너지효과 등으로 시장점유율 8%도 가능할 것"이라며 "양사의 가맹점망을 공통으로 사용하는 등 미리 (통합)준비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통합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5년간 독립경영과 5년 뒤 상호합의로 통합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한 것을 위반했다며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전체 직원이 280여명이고 외환은행의 카드사업부문 인력은 580여명이다.
하나SK카드는 2009년 11월 하나카드로 출범하고 이듬해 2월 하나SK카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본금 5천882억 원에 총 자산 5조5천억 원, 자기자본 6천839억 원 규모다. 최근 이익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억 원 넘게 적자를 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암묵적이든 아니든 합의가 있었고, 하나금융은 이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하나SK카드의 부실 때문에 외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을 볼 게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소송, 고발 등 법률투쟁을 포함해서 현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권혁승 외환은행 카드마케팅 총괄본부장은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규제와 수익성 저하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형화를 이루려면 통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는 계속 설득하면서 (통합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카드 분사와 향후 하나SK카드와의 통합이 하나금융지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4월 우리은행에서 우리카드가 분사될 당시에도 뭔가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 것 같았지만 정작 분사 이후 시장점유율은 7.4% 정도"라며 "우리카드가 우리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것처럼 외환카드도 하나금융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하나금융지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