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 제2기 키워드 '등로주의'..."따뜻한 금융 실천할 것"

2014-01-09     윤주애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등로주의(登路主義)'로 따뜻한 금융 2.0을 구현해 신한의 새로운 융성기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9일 서울 남대문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과 앞으로의 3년을 '따뜻한 금융'을 실천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인정받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신한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손실됐던 신뢰를 회복하고 약화된 조직역량을 복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우리가 다소 소홀히 했다고 느꼈던 따뜻한 금융을 그룹의 새로운 아젠다로 정하고 적극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얼마 되지 않아도 고객 자산을 잘 굴려서 수익을 내는, 금융의 본업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산악인들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어떻게 오를 것인지도 함께 생각하는 '등로주의' 등반을 추구한다는 비유를 들었다. 최고의 금융그룹인 신한도 실적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해 새로운 방식을 찾는 금융의 등로주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출처=신한금융지주)


한 회장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겨낭한 듯 "신한사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동안 신한사태 등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것과 달리 이날 간담회에서는 작심한 듯 10여분에 걸쳐 신한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을 재정비한 소회를 밝혔다.

한 회장은 신한의 역사는 1982년 신한인들의 땀과 노력이 합쳐진 것"이라며 "과거의 일부 경영진들이 '신한스럽지 않게'행동하면서 신한의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고객들에겐 신뢰를 덜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 전 사장은 회사측의 유감 표명과 복직, 신한사태 규명 등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 회장은 "앞으로 신한의 힘이 좋았던 때로 가야지, 분열로 가면 안된다"며 "(신 전 사장과)지난 3일 만났지만 온도차이를 느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지금 다시 과거로 들어가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게 2기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맞지 않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편 한 회장은 금융지주들의 비은행부문 강화와 맞물려 보험, 증권 등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자본금 3조 원이 넘는 증권사가 연간 이익은 1천억 원에 불과하다며, 결국 M&A가 신한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또는 총자산이익률(ROA)을 얼마나 올리느냐를 놓고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소신을 피력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