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개인정보 유출 전산 마비등 사고 잇달아도 문책 솜방망이
최근 1년간 은행권에 충격적인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정작 경영진 등 감독자에 대한 제재조치는 솜방망이에 그쳤다. 대규모 전산사고가 발생했던 농협은행과 금융사고가 잇따랐던 국민은행이 경영자와 책임자급에 책임을 물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 9곳 가운데 5곳에서 지난해 전산망 마비, 고객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경영진 등 감독자가 바뀌거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곳은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정도였다. 작년 3월 전산망이 마비됐던 금융사는 농협은행을 포함해 신한은행, 제주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등 총 5개사였다.
이 중 농협은행은 IT본부가 은행이 아닌 중앙회에 있었지만 지난해 말 IT본부장이 전태민 본부장에서 신승진 본부장으로 교체됐다. IT본부가 중앙회에서 은행으로 이동하며 농협정보시스템에서 IT를 담당했던 신승진 전무가 부행장급인 농협은행의 본부장으로 승진한 것. 전태민 본부장은 보직을 받지 못해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또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물러나고 김주하 NH농협금융지주 상무가 은행장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진도 교체됐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7차례 제재를 받았다. 이는 9개 주요 은행이 받은 총 26차례 제재조치중 가장 많은 횟수다.
이 외에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제재를 받은 경영진이 베일에 가려진 상태다. 농협은행과 함께 전산망 마비를 겪었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임원들이 그대로 유임됐다.
최근 국민주택채권 위조 및 횡령 사건과 도쿄지점 대규모 부당대출 등 충격적인 금융사고를 겪은 국민은행은 감사위원이 책임을 지고 임기를 석달 남긴 채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박동순 감사위원이 물러나고 이달 초 기획재정부 출신인 정병기 전 은행연합회 감사가 국민은행의 신임 감사로 선임됐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10만여건과 3만여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해 파장을 일으켰지만, 아직까지 경영진 및 책임자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올 상반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언제 어느정도 규모로 진행할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은 금융사고가 없었고, 이에 따른 경영진 문책등 제재조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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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금융감독원 제재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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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
대표 |
회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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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
김주하 |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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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
이건호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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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
서진원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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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
윤용로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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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
이순우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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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
김종준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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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
권선주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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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
하영구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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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 |
리차드힐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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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체 |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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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소비자가만드는신문 |
한편 금감원은 지난해 26차례에 걸쳐 이들 9개 은행에 제재조치를 취했다. 농협은행이 7차례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4곳은 각각 3차례였다. 이어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씨티은행이 각각 2차례씩, SC은행은 1차례 제재조치를 받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