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횡포, 프린터 수리 문의하는데 상담료 내라?
'기술료' 명목으로 선 결제 요구하고 신용카드만 고집
제품 고장 시 단순 전화 상담만으로도 기술료를 요구하는 제조사에 대해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했다. 이마저도 결제 수단이 카드로 한정돼있고 선결제를 요구하는 등 상식 밖의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수 년전부터 사용하던 HP(휴렛팩커드) 프린터기가 출력이 안돼 집 근처 공식 대리점을 찾아갔다. 하지만 대리점에선 고장난 부위와 전혀 상관 없는 곳의 필름을 교체했고 수리비도 3만5천 원이나 나왔다.
이후 같은 증상이 발생해 이번엔 사전에 전화 상담을 받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김 씨. 그러나 고객센터 상담원은 "전화 상담 이전에 기술료 3천 원을 내야 상담이 가능하다"는 예상치 못한 내용을 안내했다.
무상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은 전화 상담시에도 일정액의 기술료를 내야 한다는 것. 업체 공식 전산망에 김 씨의 수리 내역이 없고 어짜피 무상보증기간도 지났기 때문에 상담시에도 유상 수리가 똑같이 적용된다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신용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며 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상담원에게 개인 정보를 알려야 하는 점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는 계좌이체 등 현금 결제를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정책 상 카드 선결제만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씨는 "상담 후 프린터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결제 자체가 카드 밖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결제 이전엔 어떠한 상담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기막혀했다.
이어 "여러 제품을 사용해봤지만 간단한 전화 상담만으로 상담료를 달라는 곳은 처음 봤다"면서 "업체 약관이라고 하는데 다른 업체들도 하지 않는 전화 상담료가 상식적인지 오히려 제조사에 되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한국HP 측은 지난 10월부터 홍보담당자가 공석인 관계로 공식 답변을 줄 수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