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효성 10년 새 재계 순위 6계단 미끄덩...올해 반등할까?

2014-01-21     문지혜 기자
효성그룹(회장 조석래)의 자산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늘어났지만 20위였던 재계 순위는 여섯 계단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그룹의 공정자산 순위를 조사한 결과 효성그룹의 공정자산은 2004년 4조8천억 원에서 2013년 11조4천억 원으로 불어나 재계 순위 26위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는 136.8% 증가했으며 계열사 수는 16개에서 48개로 200%나 늘었다.


효성은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7개의 주력 그룹(PG.  퍼포먼스 그룹)과 그 밑에 24개의 퍼포먼스 유닛(PU)을 두고 있다.

1957년 효성물산을 모기업으로 출범한  효성그룹은 구조조정과 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그룹 규모를 늘렸다. 2007년 자산 규모가 33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2004~2005년 실시했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당시 주력상품이었던 섬유부문에서 적자가 확대되자 효성은 비수익사업을 축소하고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는 등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2004년 효성의 공정자산은 4조8천억 원에서 2006년 4조5천억 원까지 떨어졌으며 순위는 20위에서 33위까지 13계단이나 폭락했다.

이후 구조조정 효과로 인해 숨통이 트인 효성은 2008년 중견건설사인 진흥기업을 인수하는 등 중소형 M&A를 통해 그룹 규모를 키웠다.

효성이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9년. 세계 D램 반도체 분야의 거대 기업인 하이닉스 인수전에 단독 입찰하면서였다. 결국 ‘승자의 저주’ 논란에 휩싸이며 인수전에서 발을 빼긴 했지만 2010년 자산 규모 9조1천억 원, 계열사 40개로 덩치를 키우며 재계 순위 25위에 올랐다.

2010년 이후에는 자산 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하며 2013년 자산 11조4천억 원, 계열사 48개로 2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5월 노틸러스 효성 사장을 지냈던 최병인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이지스엔터프라이즈, 국민레저스포츠진흥, 기웅정보통신, KGB택배, 이노허브파이낸셜대부, 고려골든박스 등 자산규모 800억 원에 해당하는 6개사를 이끌고 효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반대로 효성 역시 지난해 3월 플라스텍제품 제조업체인 신화인터텍, 9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복두드리미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추가하면서 자산 규모와 계열사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2014년 역시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자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현대자산운용 등 4조 원 이상 자산 매각이 이루어질 경우 21위에서 25위로 순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효성은 어부지리로 두 계단 오른 24위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탈세·비자금 조성 혐의로 인해 조 회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10년 동안 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 해외 공장과 미국 회사를 인수하는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규모를 키웠다”며 “국내 자산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다보니 밀린 것이지 연결재무재표 상으로는 매출이 오르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