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자산매각 자구안 성공하면 2014 재계 순위 4계단 '미끄덩'

2014-01-22     윤주애 기자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이 올해 3조 원이 넘는 대규모 자구안을 시행할 경우 재계순위가 10년새 무려 12계단이나 하락할 전망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 계획이 자산매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그룹의 덩치가 한층 슬림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룹의 덩치가 6년 전인 2008년(9조원대)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자구안이 성공할 경우 재계 순위는 하락하지만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500%에서 20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22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의  최근 10년간 공정자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대그룹은 2004년 6조3천550억 원에서 올해 10조2천70억 원으로 60.6%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15조 원으로 10년 전보다 공정자산 규모가 135.5%나 늘어났지만, 올해 3조 원 이상의 대규모 자산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의 한 축인 금융 계열사 3곳을 포함해 대규모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  간판인 현대증권을 비롯해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을 매각해  금융업에서 완전 철수한다는 방침이다.


1년 전 1천600억 원을 들여 매입했던 반얀트리 리조트를 팔고,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의 일부 지분도 매각하는 등 3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그룹의 재계순위는 단번에 21위에서 25위로 4계단 내려간다.

지난해 말 현대그룹의 자산은 14조9천650억 원으로 대림그룹(20위, 16조1천120억 원)과 부영그룹(22위, 14조1천310억 원) 사이에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조 원대의 자산매각이 이뤄지면 공정자산 규모가 10조 원대로 쪼그라들면서 24위인 효성그룹(11조3천800억 원) 밑으로 재계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2004년 현대그룹의 공정자산 규모가 6조3천550억 원으로 재계순위가 13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년새 무려 12계단이나 떨어지는 셈이다.

실제로 재계 순위 12~26위를 살펴봤을 때 현대그룹은 턱걸이로 순위권을 지키고 있으나, 자산규모 증가율로 보면 60.6%로 OCI(48%) 다음으로 가장 낮다.

이 순위권에서 탈락한 곳은 그룹이 공중분해된 동양그룹(2004년 18위)을 비롯해 대우건설(14위→28위), 동국제강그룹(21위→27위), KCC그룹(26위→34위), 코오롱그룹(23위→30위) 등 5곳에 달한다. 그러나 동양그룹을 제외하면  4개 그룹 모두 자산 증가율이 현대그룹보다 높다.

현대그룹은 계열사 수는 2004년 말 7개사에서 지난해 9월말 20개사로 3배가까이 늘어났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증권, 현대아산 등 6개사가 그대로 있고, 러시아 물류시장 진출을 위해 만들었던 합작회사 동해해운 지분 51% 전량은 2012년 3월 약 13억 원에 매각했다.

이후 늘어난 계열사는 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사와 해영선박·현대부산신항만 등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