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품은 SK그룹, 늦둥이 효자 덕에 '어깨춤'

2014-01-29     윤주애 기자

지난해 사상최대 경영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가 SK그룹(회장 최태원)의 늦둥이 효자로 거듭났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말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국내외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SK그룹에 큰 위안이 되고 있다. 구속수감중인 최태원 회장의 마지막 한 수가 그룹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다. 

29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SK하이닉스의 최근 4년간 영업실적과 재무상황을 조사한 결과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수백~수천억 원의 적자경영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3조4천억 원과 순이익 2조9천억 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난해 각각 50%, 18% 가까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반도체시장이 호황이었던 2010년 수준으로 수익성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 영업실적 및 재무상태

 

 

구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증감률

 

 

1년간

3년간

 

 

매출액

12,106,090

10,395,811

10,162,210

14,165,102

39.4

17.0

 

 

영업이익

2,965,983

369,095

-227,349

3,379,785

흑자전환

14.0

 

 

순이익

2,597,575

-55,971

-158,795

2,872,857

흑자전환

10.6

 

 

영업이익률*

24.5

3.6

-2.2

23.9

26.1

-0.6

 

 

총 자산

17,412,117

17,238,148

18,648,693

20,797,298

11.5

19.4

 

 

부채총액

9,504,541

9,362,877

8,909,251

7,730,439

-13.2

-18.7

 

 

자기자본

7,907,576

7,875,271

9,739,442

13,066,859

34.2

65.2

 

 

부채비율*

120.2

118.9

91.5

59.2

-32.3

-61.0

 

 

*영업이익률과 부채비율은 증감폭/ 출처=소비자가만드는신문 (단위 : 백만원, %, %p)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10년 매출액 12조 원을 기록한 이후 2년 동안 10조 원대에 머무르는 등 성장성이 정체됐었다. 2010년 3조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1년 3천700억 원으로 줄었고, 2012년에는 2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로 적자전환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액 14조 원을 돌파했고, 수 조원이 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률도 23.9%를 기록해 2010년 24.5%보다는 낮지만 두자릿수 비율로 명예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수익성 중심의 제품 운영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했고, 시장구도의 재편 등으로 우호적 가격환경이 지속되면서 사상 최대의 연간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재무안정성도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2조7천86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조 원이 증가했다. 차입금은 4조5천500억 원으로 약 1조9천억 원이 감소했다. 차입금 비율은 35%, 순차입금 비율은 13%로 전년말 대비 각각 31%포인트, 35%포인트나 하락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59.2%를 기록하면서 2010년 120.2%에서 61%포인트나 하락했다. 9조5천억 원이 넘었던 부채규모가 지난해 말 7조7천억 원으로 18.7%나 줄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효도는 비단 실적에만 있지 않다. 자산을 키워 그룹의 위상을 높였고 '내수 전용 기업'이란 그룹 이미지를 탈피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그룹은 10년 전 소버린 사태로 위기를 겪은 후 그룹 재정비에 성공하면서 덩치를 3배 가까이 늘리는 등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을 26조 원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04년 47조 원 수준이었던 SK그룹의 자산규모는 재계 3위에 처음 올라선 2006년 54조8천억 원으로 늘어났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매년 자산을 10조 원 넘게 불리며  약진했다. 2011년 98조 원에서 SK하이닉스 등의 인수로 자산규모가 136조 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140조 원을 돌파했다.

2011년 말 인수한 SK하이닉스의 자산규모가  17조 원에 달해 재계 3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며 재계 2위인 현대차와의 격차도 바짝 좁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의 92%를 미국, 아시아, 중국, 유럽 등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기업. 최근 2년간 9조 원대에 머물렀던 수출규모도 지난해에는 13조 원을 돌파했다. SK그룹은 늦둥이로 품은 SK하이닉스가 힘을 보태면서  SK이노베이션과 SK케미칼 등 제조 부문 계열사의 수출 규모가 2012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600억 달러를 넘겼다.

그룹의 간판인 SK텔레콤도  SK하이닉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SK하이닉스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지분법 평가이익이 6천억 원에 달했다. 이 덕분에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6조 원, 영업이익 2조 원, 순이익 1조6천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도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진출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과점시장이어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안정적으로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2015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호실적에 힘입어 28일 주가가 전일보다 4.4% 오른 3만6천800원에 장을 마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