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발효기, 발효제 슬그머니 공급중단돼 무용지물
5년여 전 비싼 값에 홍삼 발효기를 구입한 소비자가 발효기 사용에 필수인 발효제 공급을 슬그머니 중단한 제조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울분을 토했다.
제조사 측은 뒤늦게 감가상각을 통한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가족들을 위해 집에서 간편하게 홍삼을 달여먹을 요량으로 수 십만원을 주고 엔유씨전자의 홍삼 제조기를 구입했다.
발효 홍삼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제인 '락토젠'이 반드시 필요했고 엔유씨전자에서 5개 2만5천 원 선에 판매했다.
최근 락토젠이 떨어져 제조사에 주문하려던 김 씨는 뜻 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더 이상 락토젠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더욱이 홍삼발효기마저 판매 중단된 상태였다.
발효 기능때문에 일반 홍삼 제조기보다 웃돈을 주고 구입한 제품인데 발효 효소가 없어 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당황한 김 씨는 무용지물이 된 홍삼 발효기에 대해 보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형식적인 사과가 전부였다.
실랑이 끝에 "홍삼 발효기 구입가와 홍삼 제조기 구입가의 차액에서 감가상각을 한 금액을 보상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발효제 공급을 중단한 업체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났다.
김 씨는 "기술적 문제인지 아니면 이해관계에 따른 중단인지 모르지만 제조사 측에서는 사전 안내조차 없었다"면서 "감가상각을 해주겠다는 것도 여러차례 항의한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엔유씨전자 측은 업체 사정상 락토젠 공급 및 홍삼제조기 판매 모두 중단됐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락토젠의 경우 유통기한이 길어 지난해까지는 공급이 가능했다"면서 "다만 자체개발을 하지 않아 더 이상 원료공급이 불가능해 부득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홍삼 제조기는 2011년 이후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됐으며 사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