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홈쇼핑 '배송불가 지역' 제각각..소비자 '골탕'

제한 지역·안내 방식 달라...생방송 때 안내해야

2014-02-19     문지혜 기자

#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11월 홈앤쇼핑에서 온수매트를 구입했다. 대청도의 매력에 빠진 아버지가 이사를 간 뒤 처음 맞이하는 겨울인 만큼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선물을 준비한 것. 자동주문전화를 통해 대청도에 있는 아버지 집을 배송지로 지정한 뒤 결제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록 배송을 받지 못해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섬 지역이라 배송이 불가능해 자체적으로 반송을 시킨 것을 알게 됐다. 직접 전화를 하고서야 배송이 안 된다는 설명을 들은 이 씨는 한 달 넘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환불을 받기로 했다. 이 씨는 “섬으로 배송이 안 된다는 고지 없이 제품을 판매한 것도 모자라 한 달 동안이나 시간을 끈 것이 괘씸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 관계자는 “백방으로 방법을 찾았으나 결국 운임비 문제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유명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일부는 도서산간 지역으로 배송이 제한되지만 이에 대한 안내가 없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신선식품이나 냉동 상품 등 배송 지연시 변질 우려로 당일 배송해야 하는 제품, 부피가 일정 크기 이상일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하거나 배송이 제한된다.

온라온몰 상품의 경우 상세 설명 페이지를 통해 배송 불가 지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반면 홈쇼핑은 이러한 안내가 없다.

신선· 냉동식품의 경우 개별 해피콜을 통해 배송 시 품질이 떨어질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안내 시 구매 취소하는 소비자가 대다수이지만 취소하지 않을 경우에는 배송 처리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입장이다.

부피가 일정 크기 이상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청도 등 일부 섬에는 특정 택배업체만 서비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업체 규격에 맞지 않으면 반송된다. 대청도에 서비스되는 택배업체는 우체국 뿐인데 앞선 사례처럼 택배 규격(160cm)보다 큰 매트의 경우 반송이 불가한 것.

이외에도 구입 후 제품의 설치가 필요한 냉장고, 에어컨, 가구 등 설치 상품과 같이 다양한 상품 특성 때문에 홈쇼핑 이용에 불편을 겪는 ‘배송불가지역’이 생기게 된다.

6개사 배송불가지역· 안내 방식 제각각

홈쇼핑업체마다 도서산간 지역 배송 가능 여부와 사전 안내 방식도 제각각이었다.

CJ오쇼핑이나 현대홈쇼핑은 독도까지 커버하고 있다며 배송 불가지역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배송 지연에 대한 안내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쇼핑 배송안내지역 안내 실태

 

 

업체명

배송불가 지역 유무

사전 안내 유무 

비고 

 

 

CJ오쇼핑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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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모든 지역 배송 가능

 

 

현대홈쇼핑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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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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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 하단 바에 배송 제한 안내

 

 

GS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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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시 배송불가지역 바로 확인

 

 

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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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자동 주문 시 해피콜로 안내)

 

 

홈앤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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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방송 및 주문 단계에도 확인 불가

 
           

도서산간 일부 지역 배송 제한이 있는 나머지 4곳 중 방송과 전화를 통해 배송불가지역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NS홈쇼핑 뿐이었다.

NS홈쇼핑은 "상품의 60%가 신선식품인 특성상 제품의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익일배송이 돼야 하는 상품에 대해 일부 도서산간 지역에 배송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주문 시 배송불가지역이 바로 확인되는 시스템이며 자동주문의 경우 해피콜로 안내하고 있다.

TV방송 시에는 하단바에 ‘일부 도서산간 지역에 배송이 안 될 수 있다’고 표기하고 있으며 폭설 등 기상 이변이 있을 경우 쇼호스트가 방송 중 배송 불가 및 지연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 역시 주문과 동시에 배송불가지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상담원이 주소지를 입력하면 배송불가지역이 바로 확인되는 시스템이며 자동주문 시 해피콜로 배송 제한에 대해 안내한다.

다만 TV 방송을 통해서는 시간상의 한계로 ‘일부 도서 산간 지역 배송 불가’라고만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앤쇼핑이 배송 정보에 가장 불친절했다. 일부 지역에 배송 제한임에도 불구하고 생방송은 물론 주문 시에도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을 주문하고 돈까지 입금한 후에야 배송 불가 및 지연 여부를 알 수 있는 만큼 불편함을 겪는 셈이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앞으로 방송 중에 배송 불가 지역을 안내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주문을 받은 후 업체 측의 사정으로 뒤늦게 환불을 하는 것에 대해 업체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소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TV 방송 당시 배송불가 지역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