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선물세트의 '배신'~절반이 빈 상자..무엇을 위한 완충재?
음식료품류, 잡화류, 화장품류 등의 과대 포장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상품 보호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난색을 표하지만 실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백보 양보해도 상품 보호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상품 과대포장이 도를 지나쳤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부모님 선물로 천지양 홍삼음료세트를 산 김 씨. 시음해보니 맛도 괜찮고 포장도 깔끔해 양가 부모님과 김 씨 부부가 먹을 것까지 총 6박스를 할인 받아 20만 원 대에 구입했다.
집에 가져와 개봉하기 전까지 튼튼하고 깔끔했던 포장에 반전이 숨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개봉한 상자에는 홍삼제품이 가득 들어 있을 거란 기대와 달리 50%는 포장용 박스로 채워져 있고 정작 상품은 밑바닥에 깔려 있었다.
제품이 절반 밖에 차 있지 않은 튼튼한 포장 박스가 아까울 정도였다.
실제 천지양 홍삼기력보는 홍삼음료가 10포 씩 한 박스에 포장돼 있고 총 30포가 3개 박스에 나눠 들어 있는 형태다. 이미 개별로 박스포장된 위에 종이로 만들어진 완충재를 얹어 겉포장 박스가 이뤄진 것. 무엇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재인지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다.
환경부에서 고시한 ‘제품의 포장재질 및 포장방법에 대한 간이측정방법’을 살펴보면 음료는 종합제품일 경우 포장공간비율은 25% 이하 포장횟수는 2차 이내여야 한다.
천지양 홍삼기력보 선물세트는 굳이 측정 기준을 들춰보지 않더라도 포장 공간이 50%에 달한다.
김 씨는 “포장 박스만 보고 양이 꽤 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며 “과대포장이 시정되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지양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