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전성 시대~"…오픈마켓·소셜커머스도 안심 못해

운동화에서 기저귀까지 품목 다양...'인기제품'에 방심하면 낭패

2014-02-21     문지혜 기자
해외직수입, 병행수입 등 유통망이 다양해지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진 반면 일명 ‘짝퉁’으로 불리는 가품이 성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운동화, 화장품, 가방 등 패션 관련 품목에 이어 최근에는 건강보조식품, 아기 기저귀 등 생필품, 휴대전화 배터리까지 짝퉁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내로라하는 유명 온라인몰이나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도 빈번해 저렴한 가격과 판매처의 이름값만 믿고 덜컥 구매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통신판매 중개업체인 오픈마켓(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의 경우 최근 ‘판매자들의 짝퉁 판매 시 오픈마켓에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법적 판결이 있었던 만큼 구매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대형 몰에서 구입한 제품에서 짝퉁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제품 검수 단계의 허술함 때문이다.

수입품의 경우 제휴업체에서 제시한 샘플만 검사하고 판매허가를 내주는 구조이다 보니 전 제품을 사전 검수할 수 없는 것.

또한 초기에는 정품만을 판매하다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어 판매량이 증가하면 본사 측 검수가 허술해지는 틈을 타 가품을 정품에 섞어 파는 꼼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8일에는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코리아 4개 업체 모두 일본 유명 모공관리기의 위조품을 정품으로 광고 판매했다 시정조치와 함께 총 2천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너무 싸다했더니...짝퉁 기저귀에 아기 발진까지

대구 달서구에 사는 윤 모(여)씨는 최근 한 인터넷몰에서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기저귀를 5만4천900원에 구매했다. 평소 정식 수입업체인 P&G 공식사이트를 이용했지만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을발견한 것.

배송된 기저귀는 평소 사용하던 것과 달리 프린트된 그림이나 촉감 등이 달랐지만 마침 아이 3단계에서 4단계로 바꿨던 터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 공식수입업체에서 구매한 기저귀(오른쪽)과 무늬와 촉감이 다른 짝퉁 기저귀.

하지만 기저귀를 바꾸자마자 밴드와 맞닿는 아이 허리 부분에 발진이 생기고, 장염이 걸리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하다싶어 다시 공식 사이트에서 기저귀를 구매해 사용하자 아이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한국 P&G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놀라운 답이 돌아왔다. 해당 제품은 정식 수입품이 아니라는 것.

윤 씨는 “기저귀에 짝퉁이 있을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며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한국 P&G 관계자는 “로고 등을 교묘하게 바꾼 미투 상품이나 가짜 상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며 “가격이 약간 비싸더라도 병행수입제품이 아닌 정식수입 제품을 이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바코드 제거된 건강기능식품 두고 판매처-제조사 상반된 입장

건강기능식품에서도 가품 논란이 벌어졌다. 100%정품이라는 소셜커머스 측의 주장에 대해 제조사는 바코드가 제거된 제품은 품질 보증할 수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에 사는 한 모(여)씨는 소셜커머스에서 12만원 가량에 구매한 H사의 건강기능식품의 진위 여부에 의혹을 제기했다.

평소 매장에서 구입했던 제품과 향과 색이 여러모로 달랐기 때문. 기본적인 바코드는 물론 안전성과 기능성에 대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보증한다는 GH인증마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제휴업체인 판매자 측에 제품이 진품인지 의심스럽다고 문의하자 “그러니까 싸게 파는 것”이라는 기막힌 답변을 늘어놨다.

한 씨는 "제품이 정품이라면 왜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과 이처럼 차이가 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혹을 떨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MD가 서류 및 제품 확인 등 몇 차례에 걸친 검수 후 판매하는 것으로 100% 정품이 맞다”고 주장했다. 바코드 제거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매처 입장에 대해 제조사 측은 "바코드가 제거된 채 유통된 제품은 정품으로 보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명제화업체 이름 버젓이 걸고 간 큰 영업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교묘한 눈속임을 통한 짝퉁 판매가 성행하고 있어 눈 뜨고 코 베이지 않으려면 주의하고 또 주의하는 방법밖에는 답이 없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해 4월 경 유명 브랜드 신발을 구입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금강제화 매장에서 구입한 10만원 상당의 샌들 바닥이 한달도 지나지 않아 뜯어져 신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매장을 찾아 AS를 요청했다.

대리점은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매장 측 말에 백화점 내 금강제화 매장을 찾은 이 씨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씨가 구입한 신발은 금강제화 신발이 아니라는 것.

공식 대리점에서 구입한 거라고 설명하자 "종종 이렇게 가짜 금강제화 신발을 가지고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이 씨가 구두를 구입한 매장이 금강제화를 사칭한 짝퉁 매장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씨는 “가짜 간판을 내걸고 운영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본사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강제화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지역 담당자를 통해 즉각 사후 조치를 하도록 했다”며 “고유의 로고가 있는 매장을 방문해야 하며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매장 위치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