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연봉' 받고 이사회 결석 많았던 대기업 사외이사 누구?

2014-03-04     윤주애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9%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의 사외이사 출석률이 지난해 저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최근 사외이사 선임 기준 출석률을 60% 미만에서 75% 미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SBS, LG상사, 삼성물산 등 일부 대기업의 사외이사 4명의 출석률은 75%에 못미쳤다.

4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국민연금공단의 보유지분 9% 이상 52개 상장사의 지난해 사외이사 출석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일까지 사외이사 이사회 출석률 등을 공시한 20개사 중 SBS와 LG상사 그리고 삼성물산 등 사외이사 4명의 출석률이 75%를 밑돌았고 심지어 66.7%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 

SBS의 김희천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 7차례 중 2번 불참하면서 출석률이 71.4%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SBS 지분율은 지난해 9.9%에서 올 들어 12.96%로 3.06%포인트 확대됐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지난해 10.68%에서 올 들어 12.74%로 2.06%포인트 확대된 LG상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LG상사의 경우 추준석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66.7%였고, 이정철 사외이사는 70%에 그쳤다. 추 이사는 지난해 2월까지 임기가 만료되기 이전 이사회가 3번 열렸는데 2번 참석했다. 이 이사는 지난해 10차례 이사회 중 7번 참석했다.

삼성물산도 윤창현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71.4%였다. 윤 이사는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지난해 삼성물산 이사회가 7차례 열린 가운데 5번 참석했다.

사기 기업어음(CP) 사태로 2012년 10월 구속된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은 LIG손해보험 이사를 맡았지만 지난해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어 출석률이 0%였다. LIG손해보험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9.47%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사외이사 출석률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의 (재)선임 등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비록 '비리에 연루된 이사 재선임 반대안'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주총 전에 공개하는 안' 모두 통과시키는데 실패했지만,10년 이상 장기 집권하는 사외이사 또는 이사회 참석률이 75%미만으로 저조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안건은 통과시켰다.

지난해 8월29일 일명 '10%룰'이 완화된 이후 국민연금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일부 기업에선 최대주주와 맞먹는 지분율로 끌어올린 상태다.


10%룰은 공적 기관 투자자의 민간 기업 지분율이 10% 이상이 되면 5거래일 내에 공시하던 규정을 말한다. 이를 5거래일에서 분기내 1회로 촉박했던 공시시일을 풀어주면서 국민연금의 주주의결권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기금이 이사회에서 의결권 행사시 공격적으로 나선 적은 없지만, 10%룰이 깨진 이후에는 이사회 의결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