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데서 병행수입품 샀더니, 품질도 대응도 '비지떡'?

2014-03-17     문지혜 기자

병행수입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품질 관련 논란 및 사후관리에 대한 분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백화점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명품 가방의 교환을 둘러싸고 소비자와 업체 측이 갈등을 겪었다.

17일 서울시 강북구에 사는 강 모(여)씨는 "분명히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비싼 명품 브랜드를 구매한 것인데 차별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강 씨는 지난 2월 10일 롯데백화점 인터넷쇼핑몰인 엘롯데에서 프라다 가방을 150만 원에 구매했다. 백화점에서 190만 원대지만 병행수입으로 저렴해진 가격에 마음이 동했다.

이틀 뒤인 2월 12일 택배로 물건을 받아본 강 씨는 반가운 마음으로 상자를 개봉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포장을 뜯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기 때문.


프라다 인증서는 접힌 자국이 선명할 정도로 구겨져 있었고 가방 몸체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금속고리 역시 긁힌 스크레치 자국이 여러 군데 보였다.

또한 으레 금속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새 가방에 부착돼 있는 비닐도 없었고 연결 부위에 푸른색 풀이 그대로 묻어있는 등 마무리가 허접해 도무지 명품브랜드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강 씨의 주장.

다음날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병행수입 제품은 백화점이 아니라 발송업체에서 검수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사과하며 교환을 약속했다.

강 씨는 업체에 백화점 매장으로 직접 방문해 제품을 보고 교환하고 싶다고 요구했지만 "방문해 교환하는 것이 힘들다. 문제가 된 제품은 반품하고 백화점에서 직접 구입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환불하기로 한 강 씨는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라 병행수입 제품도 믿고 구입했는데 제대로 검수조차 하지 않고 배송한 뒤 반품 안내가 전부라니...병행수입 고객은 백화점에서 고객 취급조차 받을 수 없는 것 같다"고 황당해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측은 고객의 요구가  원칙 상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 생긴 커뮤니케이션 상의 오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백화점 구입을 먼저 안내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백화점 매장에서 물건을 바꾸고 싶다'고 원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이라며 "같은 브랜드 상품이라도 다른 유통 채널로 들어온 상품이라 병행 수입 제품을 매장에서는 교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병행수입 제품도 본사 담당부서에서 검수 절차를 거치고 있다. 해당 제품도 검수를 거친 제품이며 약간의 흠집은 제품 불량이 아닌 빈티지 상품 특성이었지만 사전에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환불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