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제일모직 흡수합병…왜?

2014-03-31     윤주애 기자

삼성SDI가 오는 7월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통주 기준으로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1대0.4425482다. 합병 이후 삼성SDI는 총 자산 15조 원, 매출액 9조5천억 원(2013년 말 기준), 시가총액 10조 원, 직원 1만4천여명을 거느리는 거대기업이 된다.

양사의 합병가액은 삼성SDI가 15만1천762원, 제일모직은 6만7천162원으로 결정됐다. 양사는 오는 5월 말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일모직은 지난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2차 전지 및 디스플레이 사업과 제일모직이 보유한 소재사업의 전문역량을 상호 활용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 전자재료 및 케미칼 등 다양한 소재부터 부품·시스템까지 사업을 확대해 전자, 자동차, 전력 등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75개 국내 계열사 중 상장사는 17개사에서 16개사로 감소한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의 삼성SDI를 통한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에버랜드 지분 4%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 제일모직 몫(4%)까지 더해진다.

특히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작업의 중심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09%를 매입해 지분율을 7.16%로 늘려 제일모직 다음으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이 전량 삼성물산에 매각될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합병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