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백혈병 피해자 사과와 보상안 검토중"
삼성전자(대표 권오현)가 반도체공장과 관련된 백혈병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14일 "자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의 가족과 반올림, 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에서 제안한 사과와 보상안 마련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가진 긴급 기자브리핑에서 '반도체 백혈병 가족 측 제안에 대한 삼성전자의 입장'이라는 주제로 입장을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산재여부와 관련해 기자단에게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2010년 4월15일 기흥사업장에서 '반도체 제조공정 설명회'를 가진 이후 만 4년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어 백혈병이 발생한 근로자에 대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7년여를 끌어온 산업재해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백혈병 논란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던 황유미씨가 2007년 3월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황씨 부친은 그해 6월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신청했고, 그해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했다.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지만 삼성전자 측은 산재여부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업병'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본 협상을 시도했고, 올해 초 황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지난 9일 심상정 의원(정의당)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보상안을 마련하라며 직업병 피해자 및 유족 구제를 위한 결의안 발의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 측의 제안서를 공식 접수한 삼성전자는 검토 후 이른 시일 내에 공식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