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엎친데 덮친격...적자경영에 산재사고 '이중고'
글로벌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회장 이재성)이 실적부진과 산재사고 등으로 이중고를 앓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3조5천억 원과 영업손실 1천889억 원, 순손실 910억 원을 기록했다. 어닝쇼크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871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되면서 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125억 원의 순손실로 적자전환된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1,7%에서 4분기에는 -0.6%, 올해 1분기 -1.4%로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매출액이 13조1천429억 원, 영업이익 3천777억 원, 순이익 3천197억 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9%나 됐다.
실적부진 등의 영향으로 현대중공업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0월18일 29만1천500원으로 최근 1년래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30일에는 19만3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6개월여 동안 33.6%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도 22조1천540억 원에서 14조7천60억 원으로 줄어들면서 7조5천억 원 가량이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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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영업실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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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13년 |
2014년 |
전년동기대비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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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
2분기 |
3분기 |
4분기 |
1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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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
13,142,900 |
13,091,014 |
13,138,415 |
14,815,800 |
13,520,800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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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
377,700 |
288,970 |
222,382 |
-87,100 |
-188,900 |
적자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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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
319,700 |
66,846 |
-12,492 |
-227,800 |
-91,000 |
적자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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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
2.9 |
2.2 |
1.7 |
-0.6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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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재무제표 기준/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자료 (단위:백만원,%) |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50여일 동안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4명이 작업 도중 사망하면서 '잦은 산재사고'로 회사 명예도 크게 실추됐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계 1위 기업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과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에서 최근 50여일 동안 직원 7명이 숨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연간 1~2명 정도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지난해에는 4명이 숨졌고 올해는 2개월여 동안 4명이나 사망하면서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 3월 6일과 20일에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직원 2명이 잇따라 숨졌다"며 "지난달 28일까지 현대중공업에서 4명, 현대미포조선에서 1명이 사망하는 사건·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사망자 모두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직원들이라며 위험한 작업장에서 근무했지만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7일 사망한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업체 직원은 안전장비 없이 높이 8.6m에서 작업을 하다 추락했다는 것이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관계자는 "울산지역에서 연 평균 사망자가 60명 정도인데, 2012년에는 90명으로 급증했다"면서 "울산신항 선박 전복 사고로 12명이 숨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해경 등에서 자세한 사망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며 재발방지대책을 철저히 세워 안전관리를 보다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전경영부를 비롯한 각 사업본부 산하의 총 9개 안전환경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의 안전환경실로 개편하고 총괄책임자는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작업 현장에서 중대한 안전수칙 위반이 있을시 안전관리자가 작업중지권을 즉각 발동하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하고 일주일 단위로 발생한 재해건수를 기준으로 사고위험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는 등 단계별로 안전관리 활동을 강화하는 사고위험 경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조선업종이 연간 40여명 정도가 사망하는 등 상대적으로 고위험직군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의 재해율이나 사망률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해양 수주가 급증하면서 부족한 인력을 하청업체를 통해 충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연간 1~2명 정도였던 사망자가 지난해 4명, 올해는 3~4월에만 사고사를 제외하고 벌써 4명이나 발생했다"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당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실천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