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실적 침체 넘는 해법 골몰..우리은행 인수? 회사 상장?
최근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교보생명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수년간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 2008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선언했던 '2015년 자산 100조 원' 달성이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우리은행 인수를 성사시키는 한편, 2015년까지 해내겠다고 약속했던 교보생명 상장 문제를 서둘러 마무리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은 실적 침체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전체 4천900여명의 14% 가량(700여명)을 생산성 부진자로 판단, 교육과 원격지 발령 등으로 인력구조조정에 착수했다. 1차 인력구조조정으로 5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가운데 남은 부진자들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강도를 한층 높일 방침이다.
교보생명의 이번 구조조정은 신창재 회장이 취임한 2000년 5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험사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면서 직원 근무기간이 길기로 유명한 교보생명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보험업계의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2010년까지 고성장을 이어오다가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6천800억 원, 2010년 8천600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1년 7천900억 원, 2012년 6천100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교보생명그룹의 12개 계열사는 총 자산규모는 75조7천억 원, 자기자본이 6조8천억 원이다. 최근의 성장부진을 감안하면 신 회장의 계획대로 내년까지 자산규모 100조 원을 달성하기는 요원한 실정이다.
교보생명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저성장의 늪에 빠진 보험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미래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 대안으로 은행업에 뛰어들어 방카슈랑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에서 2번째로 점포수가 많은 우리은행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교보생명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KB, 신한, 하나 등 다른 은행계열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로 괄목적인 성장을 이뤄낸 만큼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품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신창재 회장도 공공연하게 우리은행 인수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문제는 교보생명의 자체 자금 조달능력이 1조3천억 원대로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의 힘을 빌리는 컨소시엄 형태로 우리은행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권도 저금리기조의 여파로 수익구조가 악화일로에 있는 상태라 우리은행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실적개선 압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25년을 끌어온 상장 문제다. 공언했던 시한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연내 상장설이 확산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신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 지분이 39.44% 정도다. 나머지 지분은 타이거홀딩스, 코셰어코리아인베스터즈, 가디안홀딩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 등이 보유하고 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이들 사모펀드가 어떤 입장을 보일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12년 캠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당시 4대 주주였던 코셰어는 신 회장 측 우호주주인지, 아닌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코셰어는 JP모간 계열의 PEF 운용사다.
당시 사모펀드 IMM PE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매각한 교보생명 지분 전량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했다. 이후 코셰어는 교보생명 지분을 늘렸고, 사모펀드 타이거홀딩스와 가디언홀딩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회사 측은 사모펀드 다수가 우호지분으로 경영권 문제에 낙관하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사모펀드 등과 함께 참여할 경우 신 회장 측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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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주주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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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
소유 주식수(주) |
지분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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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
6,925,474 |
33.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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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Holdings LP |
2,035,000 |
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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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SAIR KOREA INVESTORS LLC |
2,007,766 |
9.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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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rdian Holdings Limited |
1,855,250 |
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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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 |
1,199,001 |
5.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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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ventures KBL LLC |
1,092,165 |
5.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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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니르 유한회사 |
1,071,125 |
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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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IC Holdings Limited |
1,071,125 |
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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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fin Investment Pte Ltd |
922,500 |
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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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재 |
518,600 |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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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X A |
460,000 |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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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애 |
350,002 |
1.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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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애 |
289,992 |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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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umph Ⅱ Investments (Ireland) Limited |
220,000 |
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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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iji Yasuda Life Insurance Company |
205,000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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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조합외 |
277,000 |
1.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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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
20,500,000 |
1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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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말 기준/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
그러나 교보생명 측은 "십수년 동안 교보생명 상장설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검토중인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교보그룹은 교보생명보험,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증권, ,생보부동산신탁, 코에프씨교보한화그로쓰챔프2010의6호사모투자전문회사, 케이씨에이손해사정, 교보데이터센터유한회사, 교보리얼코, 교보문고, 교보정보통신, 교보핫트랙스, 제일안전서비스 등 1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상장사는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이 유일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