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10년만에 겨우 주인찾았는데...또 다시 낙동강 오리알?

2014-06-27     윤주애 기자

동부대우전자(대표 김준기·최진균)가 또 다시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동부그룹이 채권단과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에 합의하면서 지난해 겨우 주인을 찾았던 동부대우전자가 동부그룹 품을 떠나 다시 '고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에도 불구하고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현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는 등 크고 작은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는 분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동부그룹이 지난해 상반기 1천380억 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동부대우전자는 1999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기 전까지 '대우전자' 브랜드로 소비자 신뢰를 얻었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서 '대우' 브랜드파워가 컸던 것.

그러나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02년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상호가 변경됐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동부대우전자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동부그룹에 계열 편입된 것은 지난해 5월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올 가을 TV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종합전자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었다. 

2009년 9월 TV사업부를 대우디스플레이에 매각한지 5년만의 재진출이다. 이재형 전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세계 3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신제품 TV 출시계획을 밝혔다. 지난해말부터 TV시장 진출을 준비했고, 올해 풀HD급 TV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것은 종합전자회사를 만들겠다는 김준기 회장의 집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회사인 동부하이텍 등 계열사들과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있다는 복안에서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트로닉스를 기반으로 생활가전 사업에 적극 나설 방침이었다.

그러나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사업 확대하기는 커녕 또 다시 주인 찾기에 나설 판국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자산 규모 6천억 원, 연 매출액 1조1천700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말 부채총액이 4천321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267.4%였다. 유동부채가 3천억 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게다가 부채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5%로 886억 원이나 됐다.

반면 유동자산은 1천900억 원, 유동자산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5억 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부그룹에 인수된 이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생산성 면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동부대우전자는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매출액 1조7천600억 원과 영업이익 19억 원, 순이익 15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1천100억 원 넘게 순손실을 기록한 것에서 흑자전환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매출이 1조700억 원에서 63.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4억7천만 원에서 23.4% 감소했다.  덩달아 영업이익률도 2012년 0.2%에서 지난해 0.1%로 하락했다.

매출이 늘어난만큼 제조원가 등도 뛰었고, 특히 판매비와 관리비용도 증가하면서 이익률이 떨어졌다.

동부대우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지 10년이 넘는 동안 5차례나 매각이 유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동부대우전자가 또 다른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