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품 냄새 나는 생수, 혹시 발암물질?
#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사는 이 모(여)씨는 생수에서 화학약품 냄새와 맛이 나는 바람에 기겁했다. 온라인몰을 통해 D사에서 나오는 생수를 구입한 이 씨. 처음 두세 병은 별 이상 없었지만 네 번째 병에서는 화학약품 냄새와 맛이 났다고. 냄새를 맡아본 주변 사람들도 심각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이미 몇 년 전부터 동일 제품에서 알코올 냄새가 난다는 글이 심심찮게 보였고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기사도 볼 수 있었다. 업체에 성분분석을 의뢰했지만 "햇빛에 오래 노출 시 플라스틱 냄새가 밴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생수를 그늘에서 보관해 온 탓에 업체 해명도 탐탁지 않은 이 씨는 여전히 불안하다.
급성장한 생수 시장이 올해 6천억 원 규모를 내다보고 있지만 생수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2009년부터 불거진 인공 에스트로겐 등 환경호르몬에 대한 우려 외에도 브론산염 등 발암물질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
소비자들의 불안과 상관없이 관련 전문가들은 국내 먹는샘물은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된다는 입장이다.
생수에서 검출된 브론산염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소비자들에게 위협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브론산염은 지하수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브롬이온을 오존 소독할 경우 생성되는 물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먹는물 수질기준 및 검사 등에 관한 규칙’에서 브론산염은 0.01mg/L를 넘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시 시중에 유통될 수 없는 셈이다.
물리적 처리만 한 생수는 ‘내추럴 미네랄 워터’로 표기하며 오존소독 등 화학처리를 한 생수는 ‘미네랄 워터’로 표기해 구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2년 당시 불거진 인공 에스트로겐 과다 검출 관련 조사 발표 역시 사실에 근거한 내용이라기보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에스트로겐 검출 연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고 기준으로 내세웠던 수치 역시 먹는샘물 기준으로 옳지 않았다는 것.
생수업체 관계자는 간혹 생수에서 약품 냄새와 맛을 느끼는 것에 대해 “생수를 담는 페트 자체에 햇빛 등 과도한 열이 가해지면서 페트병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생수를 고온에 둘 경우 페트병의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성분 때문에 냄새가 나지만 인체에 해가 될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른 음료에 비해 생수가 무색무취다 보니 더 예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현재 유통 중인 먹는샘물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안전성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중에는 광동제약 삼다수, 해태 강원평창수, 롯데칠성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 동원F&B 미네마인, 하이트진로 석수 등이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