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권선주호' 호실적에도 허리띠 졸라매기, 왜?

2014-07-14     윤주애 기자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고 하반기 성적표도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나 올해 공공기관에 재지정되면서 비용절감, 내부혁신 등에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4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매출액 4조2천800억 원, 영업이익 7천600억 원, 순이익 5천7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와 2.9%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2.2%나 증가한 수치다.

2분기인 4월부터 6월까지 2분기는 2천45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천105억 원)에 비해 16.5%나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에도  3천26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2천575억 원)보다 27% 늘어났다.

이로써 매출액 대비 순이익 비율은 올 상반기 13.4%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0.7%)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기업은행 상반기 영업실적

 

 

구분

2013년

2014년(추정치)

증감액

증감률

 

 

매출액

43,576

42,802

-774

-1.8

 

 

영업이익

7,817

7,589

-228

-2.9

 

 

순이익

4,680

5,722

1,041

22.2

 

 

영업이익률

17.9

17.7

-0.2

 

 

 

출처=에프앤가이드 (단위 : 억원, %, %p)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말 취임한 권선주 은행장의 첫 6개월 성적표여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기업은행은 주요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회사다. 신한, KB, 하나, 우리은행 등은 금융지주사만 상장돼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1만1천250원에서 1만2천950원으로 15.1%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지수는 1877.6에서 1988.7로 5.9%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강세를 보인 셈이다.

최근 3개월 동안에도 코스피지수가 0.44% 하락할 동안 기업은행 주가는 4.86%나 상승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3개월새 3천300억 원이 늘어났고, 1년 동안 9천400억 원 가량이 불어났다. 지난 11일 기업은행은 전체 시총이 7조1천551억 원으로 코스피 34위에 올랐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이 올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1%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6천500원을 유지했다.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1분기보다 2bp 상승한 1.94%로 예측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기업은행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대증권은 기업은행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11% 증가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1만6천700원을 유지했다. 우리투자증권도 2분기 순이익이 2천300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시장컨센서스인 2천400억 원대와 엇비슷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은 예전만큼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정규채용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진행해왔는데, 올해는 하반기에만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상반기 200명, 하반기 210명을 채용했다. 올해는 9월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올 2분기에 지급된 성과급도 지난해보다 30~40% 가량 삭감됐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일자리창출에 앞장서면서 연간 4천억 원 가량을 법인세로 납부하고 또 1천억 원 가량을 배당해왔다"며 "올해부터는 투자보다 비용절감이 최우선이 됐다"고 털어놨다.


국내 300여개 공공기관 중 배당을 집행할 수 있는 29개사 중 올해 초 실제로 배당을 실시한 곳은 17개다. 그 중에서도 기업은행은 1천200억 원가량을 배당해 전체 배당금액의 38%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순이익 8천100억 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기업은행은 '왕후장상의 씨앗이 따로 없다'며 고졸 출신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 2년 후에는 정규직으로 전환, 승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운전기사, 보일러공, 청경 출신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로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낙하산 인사로 몸살을 앓았던 기업은행은 2대째 내부출신인 은행장이 방향키를 잡고 있다. 권선주 행장이 비용절감과 수익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 첫 해 성적표가 기대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