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막내' 현대비앤지스틸, '실적+주가+신용등급' 3박자 상승세 왜?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 상장 계열사 가운데 막내격인 현대비앤지스틸(대표 정일선)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주가가 반년 새 2배 가까이 뛰며 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철강업체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하락을 겪고 있는 와중에 나 홀로 등급이 상승하며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현대비앤지스틸의 주가는 연초 주 당 1만2천900원에서 2만3천550원으로 무려 82.6%나 상승했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가운데 주가 상승률이 두번째로 높은 현대글로비스(대표 김경배)가 23.4%를 기록한 데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공업 및 산업용 설비의 기초 소재로 쓰이는 스테인리스 냉연 강판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스테인리스의 주 원료로 쓰이는 니켈 가격이 상승해 마진과 재고이익이 반영된 것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니켈은 크로뮴과 합금해 스테인리스강을 만들기 때문에 냉연강판 매출원가의 85%를 차지하는 니켈 가격이 오르면 스테인리스강의 가격도 상승하게 돼 현대비앤지스틸의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올해 초 톤(ton)당 1만3천905달러에서 시작했던 니켈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만9천65달러를 기록해 6개월 만에 무려 37.1%나 올랐다.
KTB투자증권은 현대비앤지스틸의 영업이익률이 통상 니켈가격 상승시기에 확대되며 원재료 가격 상승시기에 마진 확대와 재고이익까지 반영된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지난 1분기에 매출 1천822억 원, 영업이익 157억 원, 당기순이익 104억 원을 기록했지만 니켈가격 상승에 의한 판매단가 상승이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비앤지스틸 실적 현황 | ||||
| 2013 4Q | 2014 1Q | *2014 2Q | 증감률 |
매출액 | 1,626 | 1,822 | 2,220 | 36.5% |
영업이익 | 87 | 157 | 200 | 129.9% |
순이익 | 64 | 104 | 130 | 103.1% |
*2분기 수치는 에프엔가이드 예측치 | ||||
**단위: 억원 |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비앤지스틸의 실적 예상치는 매출 2천220억원,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8%와 27.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현대비앤지스틸의 약진이 이어지자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도 이어져 지난 6월 3일 현대 비앤지스틸 전체 주식의 5%인 75만9천530주를 신규 매수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선호하는 국민연금의 투자성향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주식을 사들인 것은 그만큼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게 평가 받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향후 전망 역시 어둡지 않음을 드러내는 지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5월 한국기업평가의 철강업체 정기평가에서도 업황 부진으로 동부메탈과 동국제강의 신용등급·등급전망이 하락한 것과 달리, 현대비앤지스틸은 유일하게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조정되는 등 외부 평가도 호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산업에서도 특히 스테인리스 스틸은 원재료 니켈 가격에 급반등을 할 수 있는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서 "현재 국내외 스테인리스 강의 우호적인 시황변화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경영를 맡고 있는 정일선 대표는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첫째 아들로서 2001년 삼미특수강(현, 현대비앤지스틸) 상무이사를 거쳐 2005년부터 현대비앤지스틸을 이끌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