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점유율 6%짜리 알뜰폰에 목숨 거는 까닭은?

2014-07-25     김건우 기자

지난 7일부터 KT와 LG유플러스가 자회사를 내세워 직접 알뜰폰사업에 뛰어들면서 이동통신사 간에 '망 점유율' 경쟁이 불붙고 있다.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망 점유율에서 줄곧 2위였던 SK텔레콤이 SK텔링크의 선전에 힘입어 1위로 올라섰지만 KT 자회사인 KTIS가 최근 독자사업에 나서면서 재역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그동안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유플러스도 미디어로그를 통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모든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통신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통신사의 망을 빌려서 쓰느냐에 따라 '망 점유율'이 달라진다.

그동안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는 KT가 줄곧 선두를 달려왔다.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이 KT 통신망을 임대해 사용 중이다. SK텔링크 알뜰폰 사업이 갓 출시했던 2012년 6월에만 해도 KT의 알뜰폰 망 점유율은 52.1%에 달한 반면, SK텔레콤은 22.5%에 불과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공정성 논란을 겪으면서도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펼치면서 망 점유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지난달 기준 알뜰폰 망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7.2%, KT가 45.1%였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6월 25.5%에서 올해 5월 7.7%로 곤두박질쳤다.

MVNO망 가입자 현황

 

2012.06.

점유율

2012.12

2013.12.

2014.06.

점유율

SKT

182,872

22.5%

406,018

1,066,848

1,646,667

47.2%

KT

424,287

52.1%

653,761

1,168,799

1,572,961

45.1%

LG유플러스

207,390

25.5%

216,632

249,357

267,887

7.7%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결과적으로 직접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SK텔레콤의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도 뒤늦게 알뜰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통신3사가 직접 알뜰폰 사업을 벌이는 데 대해 비난여론이 일면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당국의 허가를 따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를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알뜰폰 가입자수는 6%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이 작다.

그런데도 통신사들이 비난을 무릅쓰면서 알뜰폰사업에 나선 것은 날로 격화되고 있는 점유율 싸움에서 알뜰폰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점유율에 가장 민감한 쪽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순차적 영업정지 기간에 일시적으로 점유율 50%가 무너진 것을 제외하면 10년 이상 과반수 점유율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역시 지난 5월에 있었던 ICT 발전 대토론회 기조연설에서 "계속 '시장 점유율 50%는 지켜질 겁니다, 저절로 지켜질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뜰폰을 제외하고 SK텔레콤 고객만 계산 순수 점유율은 47.2%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알뜰폰이 통신3사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는 최후의 보루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KT 역시 5월 기준 약 149만명에 이르는 알뜰폰 가입자를 제외하면 점유율이 30.1%에서 27.4%로 떨어진다..

전체 이통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KTIS와 미디어로그의 가세로 점유율 판도가 그게 뒤흔들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그러나 50% 사수에 자존심을 걸고 있는 SK텔레콤이나 그 벽을 깨기 위해 분투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0.1%의 점유율이 아쉬운 상황이다. 따라서 알뜰폰 사업에서도 양보 없는 싸움을 펼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장기적으로 보면 알뜰폰 점유율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어서 미리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현재의 구도가 크게 변할 것 같진 않아 보인다"면서도 "이동통신 자회사들이 초기 진입기를 거쳐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