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임종룡 회장, 현장경영 '뚝심' 빛보나?...순익 1조 클럽 가시권

2014-08-18     윤주애 기자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임종룡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면서 올해 '순이익 1조 클럽' 가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어 하반기에 어떤 실적을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을 겪은데다 올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지만 2분기에 대반전을 이뤄내면서 임 회장이 줄곧 주창해온 '현장경영'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은 올 상반기에 순이익 5천2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천534억 원에 비해 242.2%나 증가한 수치다.


NH농협금융이 올해 순익 목표 8천700억 원의 60.3%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1분기 순이익이 고작 30억 원에 그친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상승세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6월 그룹에 편입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보험+우리금융저축은행)의 영향이 크다.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하면서 3천655억 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1천100억 원)과 농협생명보험(483억 원), 농협손해보험(202억 원) 등 주요 자회사 순이익을 합치면 1천785억 원 정도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금액보다 피인수 기업의 순자산 공정가치 중 지분율에 해당하는 금액이 클 경우 발생한다. 국제회계기준에서는 취득일에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1회성 요인으로 상반기 5천억 원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임 회장의 입장에서는 하반기 실적부담이 한결 누그러진 것은 사실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3개월차에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계획을 공개했고, 10개월여만에 인수를 성사시켰다.

그룹의 간판 농협은행도 상반기 순이익이 48.6% 증가했다. 농협금융 측은 "임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의 현장중시 경영과 소통 경영이 상반기 실적 호조의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이 분리돼 출범했다. 농협금융은 하반기 경영상황에 따라 신경분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 돌파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NH농협금융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1조 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적이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순이익이 3천억~5천억 원대에 쪼그라든 상황이다.

임 회장이 대형 M&A를 성사시키고 주력 금융사의 실적을 개선하면서 다시 '1조 클럽'에 도전장을 내게 된 것이다.


사실 지난해 6월 임 회장이 취임할 당시만 해도 행정업무만 해왔던 관료 출신이 금융업에 대해 뭘 아냐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건전성 강화와 생산성 및 수익성 개선, 고객신뢰 네 가지를 강조했다.

임 회장은 위기대응, 즉 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해를 '리스크관리 문화 확산의 해'로 지정했다. 또 리스크관리 선진화 태스코포스(TF)를 발족해 총 68개 개선과제를 실천하고 있다.

임 회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은 매달 일선 영업점 직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현장 애로를 즉시 해결하는 현장중시 경영을 펼치고 있다. 대화로 풀어가는 '소통 경영'과 전 구성원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 사업을 추진하는 '공감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경남 창원의 농가를 방문하고 인근 영업점 직원들과 농업금융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올 하반기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마치고 NH우투증권의 성공적인 통합 출범을 위해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이미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내년 1월 출범할 통합법인이 증권업계 1위(자산규모)에 걸맞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임 회장은 전남 보성 출신인 임 회장은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1981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제1차관을 거쳐 국무총리실장까지 역임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로 총 자산규모가 311조 원이 넘는 거대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NH농협금융을 임종룡 회장이 어떻게 더 키워낼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