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DNA' 원기찬 효과?...삼성카드, 계열 금융사 중 홀로 '질주'

2014-08-25     윤주애 기자

원기찬 사장(사진)이 취임한 이후 삼성카드 주가가 30%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올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신용카드업계 2위 자리 굳히기에 나선 것이 주가를 부양시켰다는 평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기찬 사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말 3만8천100원이던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 22일 4만9천150원으로 마감돼 약 9개월 만에 29%나 올랐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4조4천억 원에서 5조7천억 원으로 1조3천억 원 가량 불어났다.

삼성카드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4만9천800원까지 치솟아 최근 1년래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 다른 금융계열사의 주가가 고작 한 자릿수 상승에 그친 것에 비하면 삼성카드가 월등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말에 비해 최근 주가가 3.4% 오르는 데 그쳤고 삼성생명은 5.4%, 삼성화재는 9% 상승했다.

삼성카드 주가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올 상반기에 양호한 실적을 올린데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1천497억 원에서 올해 2천999억 원으로 100.3% 증가했다. 올 상반기 삼성화재와 제일모직 지분 매각 이익 1천585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보다 경상이익이 4.8% 늘었다

일회성 요인 외에도 삼성카드가 내놓은 숫자카드가 흥행에 성공한데다 계열사 관계영업을 확대한 효과도 본 것으로 분석된다. 고객정보 유출로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에 고전을 겪은 가운데 삼성카드는 시장점유율이 지소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는 지난 2분기 개인 신용카드 신규 발급 시장점유율이 16.4%로 1분기(16.2%)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배당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배당성향이 2011회계연도에 10.8%에서 2012회계연도에는 29.6%로 확대됐다. 정부가 초과수익의 일부를 배당 등으로 소모하라는 방침이어서 삼성카드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특히 삼성에버랜드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내년 증시에 상장 후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면 시가총액 규모가 6조 원에서 최대 9조 원에 이르는 대어로 손꼽힌다. 순환출자 계열사인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보유지분 매각으로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부임한 원기찬 사장의 남다른 행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원 사장은 취임 이후 삼성카드에 삼성전자 DNA를 심고 있다.

원 사장은 취임 당시 삼성카드에 삼성전자의 IT기술을 접목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첫 성과물이 나왔다. 삼성카드는 내달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폰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한 앱카드 결제 시스템을 신규 도입하고, 이를 통해 앱카드 결제 보안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전자상거래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가 폐지됨에 따라 카드업계에서 최초로 ARS인증을 대체 인증수단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30만 원 이상 카드를 결제할 때 공인인증서를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ARS 인증은 ARS 인증화면 팝업 상에 인증요청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등록된 휴대전화를 통해ARS 연결이 진행되며, ARS 전화 안내 멘트 후 팝업 창에 생성된 일회용 인증번호를 휴대폰 상에 입력하면 인증이 완료된다. 인증은 PC에서는 물론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등 모든 스마트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원기찬 사장의 앞선 행보가 삼성카드의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일지 주목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