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최성원 사장, 실적개선에 가려진 '암초'는?

2014-09-01     윤주애 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이사 사장이 올 상반기에 매출과 수익을 크게 늘리며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고(故) 최수부 회장이 지난해 7월 사망한 뒤 실적을 개선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다만 생수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점이 장기적으로는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 매출액 2천489억 원, 영업이익 234억 원, 순이익 16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 23.4% 증가했고 순이익은 151.8%나 늘었다.

지난해 매출 4천674억 원을 기록한 최성원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5천2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상반기 목표달성율은 48%로 올해 매출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성원 사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주가도 올랐다. 광동제약은 최근 1년새 주가가 7천460원에서 1만400원으로 39.4%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0.15%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 

아쉬운 점은 그동안 줄곧 문제로 지적된 '식품사업 의존도'가 더욱 심화됐다는 사실이다.

광동제약이 올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의약품 사업으로 벌어들인 금액은 690억 원으로 27.8%에 그쳤다. 나머지 70% 가량은 삼다수와 비타500 등 식음료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상반기만 비교했을 때 광동제약의 의약품 매출 기여도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의약품 비중은 지난 2010년만해도 40.9%로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였지만 2011년 38.1%, 2012년 36.3%, 지난해 28.9%로 계속 하락세다. 올 들어서는 의약품 매출 비중이 더 낮아지면서 제약사의 색깔이 더욱 옅어졌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의약품 사업에서 월 평균 159억 원의 매출을 올릴 때 식품사업에서는 월 평균 230억 원을 벌었다.

올 상반기에도 의약품 매출 115억 원을 올릴 때 식품 매출은 2배가 넘는 299억 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의약품 매출이 8.7% 증가한 데 비해  식품 매출은 14.8%나 늘었다.

광동제약의 성장세는 식품사업 중에서도 '삼다수' 생수사업의 호조에 기대고 있다.

2012년 12월 삼다수 위탁판매를 시작한 이후 1년만에 매출이 3천318억 원에서 4천674억 원으로 1천358억 원(40.8%)이나 늘었고 올 상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삼다수 매출은 올 상반기 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광동제약의 삼다수 판권이 오는 2017년 말이면 끝나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이에 의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제주도개발공사는 광동제약과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직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현재의 성장동력인 삼다수의 장래가 불투명한 반면, 본업인 제약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R&D투자는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투자 비중은 계속 줄고 있다.

광동제약은 2010년까지만 해도 연구개발비 비중이 1.8%였으나 2011년과 2012년 1.6%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1.2%로 뚝 떨어졌다. 상반기만 보면 지난해 1.2%에서 올해 1.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3천억 원을 밑돌던 매출액이 지난해 4천500억 원을 돌파했지만 연구개발비용은 여전히 50억 원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26억1천9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3천 만 원보다 줄었다. 올해 연구개발 예산을 지난해보다 늘려 잡았다고 하지만, 상반기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광동제약은 2012년 6월 보건복지부로부터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됐다. 당시 복지부는 광동제약을 포함해 동아제약, CJ제일제당, 일양약품 등 43개사를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선정했다. 이후 제약사간 분할 및 합병 등으로 인증대상은 41개사로 줄었다.

매출 1천억 원 이상인 기업은 연구개발비용 비중이 5% 이상 돼야 선정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투자가 정체돼 있다는 사실이 우려를 낳고 있다.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종합해 볼 때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2년과 지난해 3~4% 정도이고 올해 상반기는 3.8% 정도로 추정되지만 광동제약은 규정을 총족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동제약은 연구개발비용 비중이 얼마인지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이후 관련 자료를 제출해 인정받았다는 설명 뿐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전체 매출이 아닌 의약품 매출을 기준으로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요건을 맞췄다"며 "내부자료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광동제약에 대해 "올해 초 지난해 결산자료를 제출해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요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유효기간이 3년이어서 광동제약 등 2012년에 인증을 받은 기업 41개사는 인증기간이 내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