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상반기 해외매출 비중 '훌쩍'…속사정은 제각각

2014-09-02     김건우 기자

웹보드 규제, 게임중독법(가칭) 등으로 국내 게임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주요게임사들의 해외매출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하지만 해외 실적이 실제 개선된 업체도 있는 반면 국내 매출 감소로 해외 비중이 올라간 경우도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상장 6개 게임사의 올해 상반기 해외매출 비중은 '모바일 게임의 터줏대감' 게임빌(대표 송병준)과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를 제외하고 4개 업체의 비중이 일제히 상승했다.  

 

2014년 국내 주요 게임사 해외매출 비중

 

 

업체명

대표

2014년 1분기

2014년 2분기

증감폭(%p)

 

 

전체

해외

비중

전체

해외

비중

 

 

엔씨소프트

김택진

1,781

837

47.0%

2,138

1,048

49.0%

2

 

 

NHN엔터

정우진

1,471

486

33.0%

1,121

487

43.5%

10.5

 

 

네오위즈게임즈

이기원

661

324

49.0%

441

253

57.5%

8.5

 

 

컴투스

송병준

211

74

35.2%

430

291

67.6%

32.4

 

 

위메이드

장현국

398

186

46.7%

425

183

43.1%

-3.6

 

 

게임빌

송병준

278

118

42.4%

332

114

34.4%

-8

 

 

*단위: 백만 원/출처: 업계 종합



이 중 순수하게 해외 매출액이 늘어나 해외매출 비중도 높아진 곳은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최근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컴투스(대표 송병준)였다.

국내 시장에 아직 모바일게임을 출시하지 못한 엔씨소프트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 매출 감소분을 해외 시장 신작으로 만회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출시한 '와일드스타'와 5월 중국에서 선보인 '길드워 2'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2분기 와일드스타는 280억원, 길드워2는 222억원을 벌어들였다. 이에따라 1분기 약 838억원이었던 해외매출액은 2분기 1천48억원으로 25% 늘었고 해외매출 비중도 47%에서 49%로 2% 포인트 상승했다.

컴투스는 매출액에서는 엔씨소프트에 미치지 못했지만 가장 괄목할만한 해외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211억원에 머물렀던 해외 매출액이 2분기에는 431억원으로 104.3% 증가해 전체 매출대비 해외시장 비중도 35.2%에서 67.6%로 급상승했다.

해외시장에서 출시한 모바일게임 '낚시의 신'이 글로벌 다운로드건수 2천만 건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서머너즈워'도 글로벌 일간 방문자수가 100만 명을 훌쩍 넘기는 등 올해 출시된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데 따른 결과다.

우리투자증권 정재우 연구원은 "컴투스의 탄탄한 게임 개발력과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만나면서 본격적인 실적성장이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신작 자체개발 게임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워'의 흥행으로 해외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4배나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웹보드 게임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 이하 NHN엔터)와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기원, 이하 네오위즈)는 국내 매출 감소로 해외 비중이 높아진 비극적 상황. NHN엔터는 해외매출이 485억원에서 487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웹보드 규제 여파로 국내 매출이 985억원에서 634억원으로 30% 이상 떨어져 해외매출 비중이 33%에서 43.5%으로 10.5%포인트 상승했다.

해외매출은 제자리를 맴돌았지만 국내 매출액이 감소해 해외매출 비중이 증가한 대표적인 사례.

그나마 조금 늘어난 해외 매출도 이용자 감소 및 웹보드 규제 영향으로 모바일이 방어했다. 해외 PC게임 매출은 25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8% 감소했지만 해외모바일 게임이 208억원에서 228억원으로 9.8% 증가해 PC부문 감소분을 만회한 것이 NHN엔터 입장에서도 불행 중 다행.

하반기부터 웹보드 게임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하는 '글로벌 원 빌드' 전략으로 북미지역(소셜 카지노게임) 및 일본·동남아지역에서도 10여종의 게임을 출시해 해외 매출액을 늘릴 계획이다.

NHN엔터와 함께 웹보드 규제 폭탄을 맞은 네오위즈는 전분기 대비 해외매출 비중이 8.5% 포인트 상승했지만 해외 매출보다 전체 매출 감소폭이 커 '착시현상'이 발생했다. 해외매출 감소폭은 중국시장에서 재계약한 '크로스파이어'의 회계 처리방식이 달라져 발생한 감소분의 영향이 컸다.

기존에는 중국 로열티 수익을 모두 네오위즈가 매출로 인식하고 이중 일부 수수료를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에게 제공하는 방식이었지만 스마일게이트가 로열티를 모두 매출로 인식하고 일부 수수료를 네오위즈에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돼 매출 감소는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하지만 웹보드 규제와 피파온라인2 서비스 종료로 국내 매출이 337억원에서 187억원으로 44% 감소하면서 해외매출 감소분(21.7%)을 뛰어넘어 거꾸로 해외매출 비중이 높아졌다.

한편 게임빌(대표 송병준)과 위메이드는 해외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국내 매출이 늘어나 해외 매출비중이 떨어졌다.  두 업체 모두 국내 모바일 매출은 늘어났지만  해외시장에서 상승폭이 둔화됐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C게임 시장이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고 모바일 게임도 사실상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게임사 별로 먹거리를 찾고자 해외로 눈을 돌리기에 바쁜 상황"이라면서 "갈수록 좁아지는 국내시장을 벗어나는 '탈 코리아'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각 사들의 해외매출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