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CEO 잔혹사'...임영록 회장도 불명예 퇴진하나?

2014-09-15     윤주애 기자

'모피아' 출신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불명예 퇴진할 위기에 처하면서 KB금융지주 수장들의 잔혹사가 재부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임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KB금융 이사회도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자진사퇴를 권고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최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중징계를 받고 자진사퇴 했으며, 과거에도 황영기 전 회장과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등이 중징계 전후로 불명예 퇴진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임 회장의 거취에 대해 "다수의 이사가 KB금융 조직안정을 위해 회장 스스로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7일 임시이사회에 앞서 사외이사들간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열렸다. 이사회는 임 회장의 자진사퇴를 권고할 방침이다.

임 회장과 금융당국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이사회가 나서서 사태를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왼쪽부터)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 임영록 KB금융 회장


이날 금감원은 임 회장과 김재열 최고정보책임자(CIO), 문윤호 IT기획부장, 조근철 IT본부장 등 KB금융 임원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원은 또 임 회장의 직무정지 3개월 중징계로 KB금융의 경영공백을 우려해 지주사와 국민은행 뿐 아니라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10개 계열사에도 감독관을 파견해 정밀 감시에 나섰다.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지난 4일 중징계로 자진사퇴한 데 이어 임 회장 마저 불명예퇴임할 경우 KB금융그룹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두 수장은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내홍을 일으켜 금융당국으로부터 각각 중징계를 받았다. KB금융은 현재 윤웅원 부사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KB금융에서 불명예 퇴진했던 최고경영자(CEO) 전례가 많다보니 이번에도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2009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받고 자진사퇴 했다. 과거 우리금융 회장 시절 1조 원대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냈다는 이유였다.

황 전 회장은 중징계 결정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 에 대법원 승소 판결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지난해 초 까지만 해도 황 전 회장의 금융권 복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도 2010년 부실대출과 카자흐스탄 투자손실, 이사회 허위 보고 등으로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행장은 전방위 사퇴압박에 중징계가 결정되기도 전에 자진사퇴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