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지급여력비율, 서울보증 508% 1위 현대하이카다이렉트 144% '꼴찌'
15개 국내 일반 및 전업 손보사 중 서울보증보험이 500%를 웃도는지급여력(RBC)비율로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과시한 반면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150% 미만으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에도 못미치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감독당국은 최근 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를 예의주시하고 RBC비율 취약 보험사에 대해서는 증자 등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5개 국내 일반 및 전업 손보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가용자본은 21조1557억 원, 요구자본은 8조2714억 원으로 지급여력비율은 255.8%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말 253.9%와 비교, 1.9%포인트 높아졌다.
RBC(Risk Based Capital)비율이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생겨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5개사 중 RBC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보증보험(대표 김병기)으로 508.1%에 달했다. 이어 삼성화재(대표 안민수)가 380.7%, 에르고다음이 346.8%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동부화재(대표 김정남), 농협손보(대표 김학현), 메리츠화재(대표 남재호), 코리안리재보험(대표 원종규), MG손보(대표 김상성)도 200%를 웃도는 RBC비율을 나타냈다.
보험업법상 보험회사는 100% 이상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최소 요건인 100%보다 높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해당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권고, 5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1%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 등의 적기시정조치를 받는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지만 RBC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보험업계에서는 200%를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RBC비율이 200%에 못미치는 보험사는 현대해상(대표 이철영·박찬종) 192.2%, LIG손보(대표 김병헌) 183.1%, 더케이손보(대표 황수영) 178.9%, 흥국화재(대표 조훈제) 175.4% 순이었다.
이어 한화손보(대표 박윤식)는 165%를 나타냈고 롯데손보(대표 김현수)는 154.2%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겨우 넘겼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대표 허정범)는 국내 일반 및 전업보험사 중 유일하게 144.8%로 권고치를 밑돌았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올해 하반기 중에 자본확충에 나설 방침이지만 증자, 후순위채발행 등 자본 확충 형태는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손보와 삼성화재의 RBC는 각각 46.6%포인트, 23.8%포인트 떨어졌지만 200%를 웃돌았고 더케이손보는 22.4%포인트, 롯데손보는 9.7%포인트 떨어지며 200% 미만에 랭크됐다.
손보업계 전체 평균 RBC비율이 소폭 높아진 것은 금리인하로 인해 가용자본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3월 RBC 비율의 구성항목인 일반손해보험과 자동차부문 보험위험액 기준을 상향 조정하면서 요구자본이 늘어났지만 금리인하로 가용자본이 늘어나면서 RBC비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위험액은 금리, 신용, 시장, 운영위험액과 합산돼 RBC의 요구자본을 구성하는데 보험위험액이 증가하면 요구자본도 늘어 RBC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는 수익성과 건전성도 떨어진다. 롯데손보의 경우 올해 상반기 6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였고 총자산순이익률(ROA)는 마이너스 0.36%, 자기자본이익률(ROE)는 마이너스 4.66%였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억4600만 원을 기록했고 ROA 0.9%, ROE도 6.46%로 크게 낮았다. 반면 RBC비율 업계1위를 기록한 서울보증보험의 ROA는 8.75%, ROE는 17.55% 수준이다.
현대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중에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자본 확충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통상 보험사의 수익성지표인 당기순이익, ROA, ROE와 재무건전성지표인 RBC비율을 같이 본다"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