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회장 후보 면면을 뜯어보니...'모피아'시대 끝?

2014-10-06     윤주애 기자

임영록 전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지주를 이끌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났다.


KB금융은 지난 2일 오후 제3차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관료 위주의 낙하산 인사로 홍역을 치렀던 탓에 이번에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배제하고 금융전문가를 앉히겠다는 의지가 후보자 인선에서부터 확고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KB금융 회추위가 발표한 차기 회장 후보는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 하영구 씨티은행장이다.


후보 9명 가운데 순수재무 관료 출신은 단 1명에 불과한 반면, 이런저런 형태로 KB금융 및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인사가 5명에 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KB 출신인사 5명 가운데 2명은 관료를 거쳤지만 일찍이 KB금융그룹에 합류해 경영진으로 경험을 쌓았고 또 다른 2명은 다른 금융기관 출신의 전문가다.


KB금융그룹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회계 및 금융전문가도 3명이 추천됐다.


전체적으로 내부인사와 금융전문가를 중심으로 후보를 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중 이철휘 사장은 행시 1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공보관과 국고국장,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을 역임한 전형적인 모피아 출신이다. 이 사장은 모피아에 대한 반감 여론을 의식해 후보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회장직을 고사했다.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은 관료출신이면서 내부 경력을 쌓은 인물로 분류된다. 1957년생으로 미국 미주리대학교와 조지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전 부행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으로 한국금융학회와 한국보험학회 이사를 거쳐 충북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과 교수로 활동하다 2003년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맡으며 인연을 이어왔다. 이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 부행장과 KB국민은행에서 지주회사 설립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김옥찬 전 국민은행장은 후보 가운데 유일한 정통 'KB맨'이다. 1956년생으로 서울대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와 연세대 법학과,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김 전 행장은 국민은행에서 자금증권부 증권운용팀장과 관악지점장, 방카슈랑스부장, 재무관리본부장, 재무관리 부행장, 경영관리그룹 부행장과 이사부행장, 은행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했다.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은 행시를 거쳐 금융전문가의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1955년생으로 성균관대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전 부사장은 행정고시 제25회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와 파이낸셜 서비스 본부장으로 활동하다 국민은행에서 개인금융그룹 부행장,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CFO·CSO), 법무법인 김앤장 상임고문, KB금융그룹 CFO, KB국민은행 기타비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은 외부에서 경력을 쌓은 뒤에 합류한 금융 전문가로 분류된다. 1958년 전남 여수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지 전 부사장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연구소 책임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재정경제부 FIU 기획단 자문위원, 조흥은행 부행장과 LG카드 부사장 등을 거쳐 2006년 국민은행 경제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KB금융그룹 전략담당 부사장과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KB금융그룹 카드사설립기획단 부단장, KB국민카드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등을 맡았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은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금융전문가 출신이다. 1952년 경상북도 영덕 출신으로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았다. 1975년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뱅커스트러스트은행 서울과 동경지점에서 근무하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국제금융팀장과 인사팀장, 삼성전자 자금팀장(상무), 삼성생명 전략기획실장(전무) 등을 거쳤다. 이후 삼성투자신탁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역임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으로 활동하다 현재 차병원그룹 부회장과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맡고 있다.


나머지 후보들은 KB금융과는 전혀 인연이 없는 금융전문가들이다.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는 1949년생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13년간 근무하다 동서경영사무소 대표와 한국공인회계사회 국제담당부회장을 거쳐 2005년부터 딜로이트 대표를 맡고 있다.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은 1948년 대구 출신으로 경북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 이 전 부회장은 1970년 한일은행(현 신한은행)에 입행해 무역센터지점장과 홍콩현지법인 사장, 인재개발부장, 인사부장, 상무, 부행장 등을 거쳤다. 2002년 신한캐피탈 사장과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1953년 전라남도 광양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행해 기획부 심사역, 자금부 수석딜러, 자금당담 총괄이사, 투자은행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2004년 씨티은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10년째 장수 CEO로 활동 중이다.
  
회추위는 스스로 사퇴한 이철휘 사장을 제외한 8명의 후보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Search Firm)에 평판조회를 의뢰해 4명 내외의 심층면접 대상자를 가려내 빠르면 이달 하순께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작업이 끝나고 내달 2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의 최종 선임 과정을 거치면 회장 선출 절차는 마무리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