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살얼음판 시장에서 '상장'카드 다시 꺼낸 이유는?
최근 대주주가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으로 변경된 미래에셋생명(대표 최현만)이 내년 상장에 성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지 관심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주식 시장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가치를 높이고 대주주의 지분인수에 긍정적인 평가가 될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2016년까지 IPO를 하지 않거나 적정 수준의 공모가를 맞추지 못하면 전환우선주(CPS)를 상환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1년 RBC비율을 높이고 기업공개에 필요한 요건에 부합하기 위해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외부 투자자는 CPS와 RCPS(상환전환우선주) 형태로 자금을 투자했다.
특히 증권통인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 부회장이 2012년 6월부터 IPO를 진두지휘해온 가운데 내년 6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더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또한 내년 미래에셋생명 상장 추진을 적극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수익성 제고를 상장의 밑거름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상장 추진 과제는?
미래에셋생명 상장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2008년이지만 업황불황과 실적부진 등으로 미뤄졌다. 그러나 올해 800억 원대의 이익을 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적을 기반으로 상장 추진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연결기준 올 상반기 1조8천463억 원의 영업수익을 냈고 영업이익은 436억 원, 반기순이익은 335억 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6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2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자산총계는 21조9천961억 원으로 올해 3월말 21조2천561억 원 대비 3.5% 증가했다. 반면 보유계약건수(특별계정포함)는 지난해 6월 304만건에서 300만 건으로 줄었다. 6월말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은 4.62%로 지난해 6월 말 5.03% 대비 0.53%포인트 떨어졌다. 상반기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5%,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7%로 낮은 수준이다.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이 쉽사리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동부생명이 기업공개 작업을 중단하고 상장을 철회했다는 점도 상장 전망이 밝지 않은 요인이다. 또한 상장이 되더라도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볼 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생명이 상장할 경우 이익이 발생하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분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업황불황 등으로 생보사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적절한 공모가 산정(밸류에이션)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경영성과 | |||
구 분 | 2013년상반기 | 2014년 상반기 | 증감률 |
영업수익 | 19,678 | 18,463 | -6.2 |
영업이익 | 250 | 436 | 74.4 |
당기순이익 | 163 | 335 | 105.5 |
기준:1-6월/ 단위:억 원, % |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이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인 과제를 해결해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 및 자산관리 분야 등에서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노무사, 세무사 등 전문인력 및 차세대 퇴직연금 시스템으로 퇴직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가입자를 대상으로 종합적인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운용관리 평가금액 기준 누적적립금은 지난해 6월 말 2조2천128억 원에서 2조7천999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 3.2%의 시장점유율로 증권업계 2위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6월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9천530억 원, 시장점유율은 1.1%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 품은 미래에셋증권, 부담없어?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수익원 다변화와 지분법에 따른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00억 원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연금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은퇴설계와 증권의 자산관리 교차영업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미래에셋생명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지는데다 배당과 더불어 주가 흐름에 따라 지분법상 이익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상장 이후 시너지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지분매입 당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미래에셋생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미래에셋증권 ROE보다 낮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의 ROE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과 함께 지분매입이 긍정적인 측면으로 반영되기 위한 조건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을 꼽았었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장된 생보사들은 저금리 영향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생명의 공모가 조율이 쉽지는 않아 보여 시너지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생명 지분 매입발표에 대한 우려의 시각으로 주가가 출렁거렸으나 부담이 될지 여부는 2016년 가야 판단할 수 있다”며 “생명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생명이 분담해야 할 추가적인 이자 이익 부분도 400억 내외이며 RBC비율이 288%대로 높아져 증자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일 금융위원회는 17차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을 미래에셋생명의 대주주로 승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7월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 중이던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59.67% 가운데 27.42%(2천884만450주)를 3천200억 원대에 취득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은 미래에셋증권 27.42%, 미래에셋캐피탈 26.24%, 미래에셋자산운용 8.52% 구조로 변경됐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넘기면서 지주사요건을 피하게 된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자산운용은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떠안게 됐다. 그간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차입금을 늘려 지주회사 강제 전환을 막았었다. 이번 지분 매입이 미래에셋금융그룹에서 지주회사 강제 전환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한국금융투자협회 장외시장인 K-OTC 장외시장에서 미래에셋생명의 가중평균주가는 10일 기준 8천10원으로 9월 30일 가중평균주가인 8천330원 대비 3.8% 하락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