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님 안 계셔도 순익 '쑥쑥'...금융지주 중 홀로 실적 개선

2014-10-08     윤주애 기자

KB금융지주(일시대표 윤웅원)가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경영진이 물러나는 사태를 겪으면서도 하반기 들어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KB금융은 경영공백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4천억 원대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개선된 회사는 KB금융 뿐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3분기 순이익이 4천298억 원으로 2분기 3천984억 원보다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최저 2.2%에서 최고 64.2%까지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여 KB금융의 선전이 더욱 돋보인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4천억 원대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3천억 원대로 감소했다. 올해 초 고객 정보유출 사고와 내홍 사태 등으로 고객 돈이 대거 이탈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다행히 3분기에는 예년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이 3분기 순이익 4천340억 원을 기록해 컨센서스 4천206억 원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KB금융은 마진이 거의 플랫하게 하향안정화 되는 추세이고, 대출성장 역시 2분기 이후 회복되고 있는데다가 대손비용이 하향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B금융은 3분기 순이자마진이 2분기보다 1bp(bp는 100분의 1%) 상승한 1.83%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 애널리스트는 “일부 은행의 마진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KB금융의 3분기 마진이 소폭이나마 상승한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라며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19% 초반으로 상승함에 따라 금리경쟁에 따른 마진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또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체제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3분기 실적 등 경영공백은 거의 없는 상태로 LIG손해보험 인수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다만 외부출신의 CEO가 회장이 될 경우 '학습기간'과 '시행착오' 등을 범할 우려가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애널리스트는 KB금융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Hold)와 목표주가 4만5천 원을 유지했다.

 

 

 

 

 

 

 

 

 

 

4대 금융지주 분기 순이익

 

 

회사

대표

2013년

2014년

증감률

 

 

3분기

1분기

2분기

3분기*

전년동기대비

전분기대비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5,649

5,956

6,120

5,988

6.0

-2.2

 

 

KB금융지주

윤웅원

4,266

3,735

3,984

4,298

0.8

7.9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3,636

2,079

4,260

3,424

-5.8

-19.6

 

 

우리금융지주

이순우

806

3,740

7,734

2,767

243.3

-64.2

 

 

전 체

13,551

15,510

14,364

13,710

1.2

-4.6

 

 

*에프앤가이드 전망치 /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단위 : 억원, %)


김수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순이익이 4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KB금융이 원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6% 정도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아 금리 인하에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어 유리하다며, 최근 이슈인 동부제철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없어 대손충당금도 3천억 원대로 3분기 연속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 KB금융이 3분기 순이익이 4천3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KB금융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시켰다며 실적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개인(소호)금융에 강점을 살려 기업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였기 때문에 4천억 원대 순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봤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끝에 퇴진하는 바람에 경영공백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순이익을 늘린데다 최근 후임 회장 인선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 하반기 실적개선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