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단체도 '탈(脫) 관피아' 바람?...은행연합회·생보협회 차기 회장은?

2014-10-14     윤주애 기자

KB금융그룹의 회장 인선작업이 '비(非) 낙하산' 인사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가운데 올해 수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서울보증보험 등 주요 금융단체도 '관피아' 배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단체 가운데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는 올 연말과 내년초에 걸쳐 회장 임기가 만료되며 주택금융공사와 SGI서울보증보험은 전임 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후임자를 고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유력 인사들이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관피아 출신들이 수장직을 맡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관료출신'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각종 사고와 관련해 관피아 출신에 대한 반대여론이 강하게 형성된데다 최근 KB금융그룹에서 경영진 간에 알력이 빚어지면서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퇴직관료들의 몫으로 여겨지던 금융단체에도 업계인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추세다.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후임에는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당초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차기 은행연합회장직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으로 대표적인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이다. 때문에 후임으로 민간출신, 비관료 출신이 올지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후임 인선도 관심을 끈다. 김 회장은 재정경제부에서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낸 모피아 출신으로 분리된다. 손해보험협회가 지난 8월 민간회사 CEO 출신을 회장으로 선출함에 따라 생보협회 역시 업계 출신 회장을 맡게 될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손보협회는 지난 8월 장남식 전 LIG손보 사장이 회장직을 맡으면서 12년만에 민간출신이 수장으로 선임됐다.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는 관피아 논란 때문에 9개월째 공석이다. 지난 1월 서종대 전 사장이 임기만료로 물러난 이후 관피아 척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인선이 계속 미뤄졌다. 주택금융공사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공모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금융전문가가 선임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SGI서울보증보험도 지난 6월 김병기 사장이 임기가 만료된 후 다양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후임자 선임을 진행 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0일 차기 사장 공모를 마감한 결과 19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금융전문가가 뽑힐 가능성이 높은 ㅏ운데 일각에서는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올랐다가 자진사퇴한 김옥찬 전 행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내년 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7일 투자업계가 성장하려면 젊고 열정적인 사람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며 차기 회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구 LG투자증권) 사장 출신으로 당초 연임 도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박 회장이 젊고 열정적인 인물을 후임자로 거론한 만큼 퇴직관료가 선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와는 별개로 금융사의 CEO선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오는 16일 제4차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헤드헌터를 통한 평판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차기회장 후보 명단을 7명에서 4명 내외로 압축할 예정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KB금융 차기 회장에 하영구 현 한국씨티은행장이 선정될지에 있다. 하 행장은 씨티은행장직을 내려놓고 KB금융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태세다.

KDB대우증권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를 내정할 예정이다. 사장 후보로 황준호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 이영창 전 부사장 3명이 선정된 바 있다.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지난 7월 김기범 사장이 돌연 사퇴한 이후 구동현 KDB산은금융지주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