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10월 주가 21% 껑충…체질개선 기대감 '솔솔'
현대그룹(회장 현정은)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상승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현대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자구안을 85% 가량 이행하면서 그룹을 떠받치고 있던 현대상선의 부담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 주가는 지난 17일 1만1천900원에 마감됐다. 전일보다 3.25% 하락했지만 지난달 30일 9천770원에 비하면 21.8%나 오른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이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4천억 원 가량 늘었다.
최근 3개월 동안 코스피 지수가 4.7% 하락했고, 라이벌 한진해운 주가도 15%가량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현대상선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달 초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투심이 되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지난 2일 일본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100%를 6천억 원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현대상선과 현대글로벌이 각각 47.67%, 24.36% 지분을 보유했고 현대증권도 지분 3.34%가 있었다. 오너인 현 회장도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12.04%를 보유했었다.
이번 매각자금으로 현 회장은 현대글로벌 지분율을 59.21%에서 91.3%로 확대했다. 현대상선이 들고 있던 현대글로벌 지분 24.8%와 현대유엔아이가 가졌던 현대글로벌 8.1% 중 대부분을 사들였다
현 회장은 현대글로벌 1주당 2만6천450원으로 총 430억 원 규모를 취득했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지배구조가 순환출자형에서 단순화 됐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글로벌 지분을 현 회장 일가(67.1%)와 현대로지스틱스(24.4%)가 나눠 갖던 것에서 100% 오너 보유 회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13.3%)과 현대건설(6.27%)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상선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의 우려도 해소됐다.
현대상선 영업실적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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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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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액 | 81,242 | 74,208 | 80,469 | 81,4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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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 | 5,702 | -3,574 | -5,096 | -3,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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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이익 | 5,764 | -5,343 | -9,886 | -7,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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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 상반기 영업실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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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2013년 | 2014년 | 증감액 | 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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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액 | 35,714 | 37,942 | 2,228 |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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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이익 | -2,193 | -1,051 | 1,142 | -5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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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이익 | -1,243 | -929 | 314 | -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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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단위 : 억원, %) |
현대상선은 또 미국 내 보유하고 있던 터미널을 유동화해 자구 계획안의 85%를 달성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미국 LA와 타코마 위치한 컨테이너 터미널 CUT와 WUT의 지분을 유동화해 약 1억4천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천500억 원을 조달하게 됐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총 3조3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앞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으로 6천억 원, LNG 사업부문 매각 9천700억 원, 부산신항 터미널 투자자 교체 2천500억 원, 현대증권 등 금융사 매각방식 확정으로 2천억 원 선유입, KB금융지주 지분 및 부동산등 자산매각으로 3천503억 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1천803억 원, 현대상선 외자유치 1천170억 원 등으로 2조8천억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는 자구안의 85%에 달한다.
현대상선이 올 상반기 적자를 줄인 부분도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부분이다.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 1천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2천193억 원)보다 적자 폭을 좁혔다.
이 회사는 2012년 1조 원에 달하는 순손실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7천억 원대로 적자규모를 줄였고, 올해도 적자폭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현대상선 주가가 앞으로 더 상승할 지는 미지수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마지막 관문인 현대증권 매각이 남아서다. 현대상선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현대증권 보통주 25.9%와 우선주 13.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그룹은 연내 현대증권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몸값과 격차가 커서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지분 36%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6천억 원 안팎으로 매각금액을 예상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100%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과 묶여서 패키지로 팔릴 예정이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도 연내 현대증권을 팔 계획이지만 실사에 나섰던 중국 푸싱그룹과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일본 오릭스 등이 본입찰에 나설지, 유효경쟁으로 매각이 성사될지는 안갯속이다.
현대증권은 기업 인수합병(M&A)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7월31일 장중 8천400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전날보다 0.99% 하락한 6천970원에 장을 마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