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회장 내정자 윤종규는 누구?...'화합' 첫단추 뀄다

2014-10-23     윤주애 기자

'상처투성이'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후보가 내정됐다. 과거 낙하산 인사의 폐해로 외부 출신을 배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됨에 따라 내부 출신인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발탁됐다.

도쿄지점 부당대출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사고, 주 전산기를 둘러싼 내홍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KB금융이 내부인사를 수장으로 세워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 22일 윤종규 전 부사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회추위원 9명 중 과반수인 6명이 윤 전 부사장을 선택했다.

이날 회추위는 김기홍, 윤종규, 지동현, 하영구(가나다 순) 후보 4명을 잇따라 심층면접한 뒤 평판조회 등을 참고해 최종후보 1인을 선정했다.

윤 내정자는 추가적으로 자격검증 절차를 거쳐 내주 중으로 이사회에 회장후보로 추천될 예정이다. 이어 11월21일에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면 KB금융지주의 네번째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1955년 전라남도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과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내정자는 1973년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했다. 1980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6년 뒤 미국 공인회계사(AICPA)도 땄다.

윤 내정자는 한국외환은행에서 7년간 행원 생활을 보내고 삼일회계법인으로 이직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서 Coopers Lybrand(PWC) 동경사무소에서 교환근무를 한 뒤 매니저(디렉터)와 상무, 전무, 부대표까지 지냈다.

KB국민은행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다.

윤 내정자는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로 있을 때 고(故) 김정태 KB국민은행장의 눈에 띄어 러브콜을 받았다. 2002년 국민은행에서 재무전략기획본부장(부행장)으로 활동했고, 2004년에는 개인금융그룹을 총괄하는 부행장으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을 지냈고, 2010년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의 인연으로 지난해까지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현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 내정자에게는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의 화합과 결속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국민은행이 주택은행과 통합된 이후 덩치가 커지면서 지금의 위상에 올랐지만, 속으로는 두 세력이 일으키는 내부갈등도 많았다.

일단 선임절차에 별 다른 잡음이 없었던데다 내부인사라는 점에서 '화합'은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도 윤 후보가 내정된 것에 대해 환영했다. 노조는 그동안 내부인사 선임을 주장하며 외부인사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런 면에서 윤 내정자는 내부출신 후보 3명 가운데 KB금융 경력이 총 7년으로 가장 긴 편이다.

노조는 "최악은 피했다"며 "10년 관치와 외압으로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내정자는 우선 소통경영을 통해 조직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토대를 마련해 저금리시대를 헤쳐가야 한다.

"KB금융그룹의 '리딩뱅크'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다."

윤 내정자가 지난 22일 차기 회장 후보 때 밝힌 포부다.

KB금융은 잇따른 악재로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3분기에는 비교적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그럼에도 4대 금융그룹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수익성이 낮은 수준이다.

윤 내정자는 수익성이 시장기대치에 충족될 수 있도록 조직을 다잡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연내 대규모 후속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현재 이건호 전 행장의 사임 이후 박지우 부행장이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후임 인선이 필요하다. KB금융지주도 윤웅원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이 산업은행장을 겸임하는 것처럼 윤 내정자가 은행장까지 아우를지 주목된다.

특히 윤 내정자는 향후 경영승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앞으로는 조용하고 순조롭게 경영승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신한, 하나금융그룹처럼 후계자들을 미리 양성해 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승계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