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쇼핑허브 홍콩에 한류화장품 바람이 분다
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는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지 진출을 통해 글로벌기업으로 탈바꿈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일 세계 유수 화장품 브랜드의 각축전이 펼쳐지는 홍콩의 번화가 침사추이를 찾았다.
침사추이에서도 최대 규모의 쇼핑거리인 '하버시티'는 평일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그중 '레인 크로포드' 백화점은 홍콩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코스로 정평이 났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 ‘후’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에는 이들 제품을 사려는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 ‘후’는 최근 중화권 여성들이 고급화, 고소득화 추세로 웰빙 고급 제품을 선호하면서 ‘과학적인 한방 화장품’, ‘궁중 한방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현지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설화수 ‘수율에센스’를 구매하고 나오던 차오밍밍(여.35세)씨는 “3년 전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제품을 사용해 본 후 보습효과가 좋아 계속 구매하고 있다”며 “작년에 가족여행 차 한국에 들렀을 때에도 동일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지난 2004년 9월 홍콩에 1호점을 오픈했다.현재 홍콩 각지에 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평균 40%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설화수 직원 쏘니아 초이(여.25세)씨는 “설화수 고객은 20대~5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홍콩 현지인뿐 아니라 중국 고객들도 많다”며 “기존에 중방과 비슷한 한방화장품이 고객들에게 별 거부감 없이 어필돼 매출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지난 2012년 홍콩에 2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올해 4월 하버시티 ‘레인 크로포드’에 입성했다.
홍콩에서 궁중 한방화장품 콘셉트로 사랑받고 있는 ‘후’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분기에 비해 90% 이상 급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명 ‘이영에 에센스’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후 비첩 자생 에센스’는 중화권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후’ 판매사원 쉬라이(여.28세)씨는 “드라마 ‘대장금’으로 홍콩에서 인지도가 높은 이영애가 모델이라 여성고객들이 많이 구매한다”며 “‘후 비첩 자생 에센스’를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높아 매출이 올 4월 대비 3배가량 올랐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LG생활건강의 '비욘드'도 홍콩의 20~30대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으로 매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 콘셉트로 '비욘드'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김수현을 모델로 앞세워 여성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홍콩에서의 여세를 몰아 중국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 초반에 중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 각지에 2천95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마다 매출이 25% 이상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22일 상하이 가정구 마륙진에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준공해 중국시장의 급속한 수요에 대응하고 질높은 제품을 보다 신속하게 중국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 화장품 사업에 철저한 ‘고급화 전략’을 내걸고 성장을 담금질하고 있다.
한방화장품 ‘후’는 2006년 9월 런칭한 이후 현재 상해의 ‘빠바이빤, ‘쥬광’, 북경의 ‘앤샤’ 등 대도시 최고급 백화점 75개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보다 약 116% 매출이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하이법인을 중심으로 백화점 매장과 전문점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며 중국 항저우에 현지공장을 갖추고 '중국 사업 성장 가속화'에 대응하고 있다.
양사는 홍콩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추진삼아 친자연주의, 건강한 화장품을 모토로 중국 뷰티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대한민국을 넘어 홍콩과 중국에서 새로운 한류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다음 장이 궁금해진다.
[상하이=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안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