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방긋', 농협증권 '울상'...합병 앞두고 실적 '희비'

2014-11-18     손강훈 기자

합병을 앞두고 있는 NH농협증권(대표 안병호)와 우리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이 엇갈린 실적을 내 눈길을 끈다. 


농협금융에 인수된 우리투자증권이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크게 개선한 반면, 외형에서 밀리는 NH농협증권은 실적이 크게 뒷걸음질을 쳐 체면을 구겼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농협증권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9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9억 원으로 역시 63.4%나 줄었다.

NH농협증권은 수익 감소를 올해 5월 있었던 구조조정으로 인해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5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NH농협증권은 전체 직원에 23%에 해당되는 약 196명의 직원을 구조조정 했다. 이때 직원들은 직급별로 8천만 원에서 1억4천만 원의 위로금을 받고 퇴직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886억 원으로 NH농협증권의 10배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6% 증가한 금액이다. 당기순이익도 611억 원으로 19.1% 늘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상품운용부문에서 수익이 크게 난 것을 실적 상승에 원인으로 꼽았다.

시장금리 인하로 인한 채권운용부문의 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파생상품 조기상환에 따른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더불어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수익 개선의 이유로 평가됐다.

양사의 실적 차이와 관련해 NH농협증권 관계자는 “통합을 앞두고 양쪽 실적이 차이 나는 것은 아무래도 크기의 차이가 아니겠냐”며 “실제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상승한 수치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17일 금융위원회가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오는 12월30일 통합증권사 NH투자증권이 출범한다.

농협금융지주에서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것이지만 통합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을 존속법인으로, NH농협증권을 소멸법인으로 합병된다.

증권업계는 중형사인 NH농협증권이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에 흡수·합병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이 중소형사인 NH농협증권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합병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우리투자증권 부·점장 회의에 참석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우리투자증권의 젊고 역동적인 성과 중심의 문화를 NH농협증권에 전파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 통합증권사 NH투자증권의 대표는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사장으로 내정됐고 부사장엔 NH농협증권 김홍무 총괄 부사장과 우리투자증권 정영채 IB사업부대표(전무)가 임명됐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내정자는 ‘조직 통합 및 안정’이라는 기조 아래 물리적 통합뿐만 아니라 화학적 통합에 중점을 둬 경영전략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손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