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다단계의 대명사' 하이리빙, 매출 순위 '뚝뚝'...자금난까지 겹쳐 '줄시련'
한때 '한국형 다단계 판매회사'로 이름을 떨쳤던 하이리빙이 최근 매출이 급감하면서 업계 순위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실적부진으로 후발업체들에게 추격을 계속 허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안태환 사장이 올해 목표로 잡았던 매출 1천300억 원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리빙은 지난해 매출 414억 원, 영업손실 40억 원, 순손실 44억 원을 기록했다. 공정위에서 발표한 다단계 업체 매출 자료에서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매출액이 721억 원으로 업계 9위를 차지했다.
하이리빙은 과거 신동방그룹을 이끌던 신명수 전(前) 회장 일가가 이끄는 국내 토종 가정용 생활용품 및 건강식품 다단계 기업으로 2010년까지만 해도 공정위 자료 기준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표적인 토종 브랜드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불과 3년 사이에 매출이 34%나 줄면서 매출 순위 역시 5위에서 9위로 미끄러졌다.
하이리빙은 판매부진에 따른 회원 이탈로 성장잠재력마저 훼손되고 있어 향후 위기 타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만 명에 달하던 회원수는 11만 명으로 축소됐으며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는 판매자에게 돌아가는 후원수당 역시 2010년 375억 원에서 지난해 251억 원으로 33%나 줄었다. 그나마도 2012년 230억 원까지 떨어졌다가 회복한 수치다.
하이리빙 연도별 실적 현황 | |||||
연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0년 대비 2013년 증감률 |
매출 | 1,086 | 958 | 789 | 721 | -33.64 |
후원수당 | 375 | 299 | 230 | 251 | -33.00 |
가입자 | 179,895 | 145,908 | 138,567 | 118,303 | -34.24 |
수급자 | 63,706 | 59,437 | 49,545 | 44,182 | -30.65 |
매출 순위 | 5 | 6 | 7 | 9 | -4 |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단위 : 억 원, 명, %) |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회원인 ‘수급자’ 수 역시 6만4천여 명에서 4만4천여 명으로 함께 줄었다.
안태환 사장은 올해초 매출 목표를 1천300억 원으로 크게 늘리겠다고 선언했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업황을 감안하면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1천300억 원으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것은 물론, 3천억 원을 달성할 경우 회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안 사장은 매출 3천억 원을 올릴 경우 회원들의 자녀가 태어났을 때 양육비와 고등학교·대학교 진학 시 교육비를 지급하고 전국16개 곳에 어린이집을 설립하고 회원들이 은퇴한 이후에도 제2의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하이리빙은 재무구조 악화에도 시달리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매각해 1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옥매각 작업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이리빙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출을 올리기 위해 내부 투자 및 개발을 하고 있다”며 “올 초 목표했던 만큼은 아니더라더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