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실적보다 회사 미래가 먼저"...동양생명 구한서 사장 '나눔경영' 화제
'나눔과 소통'
지난해 말 갑자기 불어닥친 동양그룹 사태의 파편을 전면에서 막아내면서 회사의 1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끌어 오고있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의 경영방침이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라도 임직원이 서로 나누고 소통하면 돌파할 수 있다"며 뚝심을 발휘하고있는 구 사장은 지난해의 위기를 잘 수습한 뒤 올해는 1천50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돼 회사의 16년 연속 흑자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있다.
항상 자기 자신보다는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정기적으로 전국지사를 돌며 직원들과 직접 만나서 회사의 업무를 상의하기때문에 '소통의 전도사' 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러한 소통은 지난해말 불어닥친 동양사태때 큰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동양사태가 불거지면서 동양생명은 직격탄을 맞았다. 동양생명은 2011년 3월 보고펀드가 동양그룹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였으나 사명을 바꾸지 않은 관계로 대규모 보험 계약 해지 사태가 발생했다.
해지환급 건수는 지난해 10월 당시 3만6천255건에 달했고11월에는 1만7천428건, 12월에는 1만7천159건이었다. 10월 한달간 해지환급금은 2천670억 원에 달했고 신계약 체결액도 1조1천367억 원으로 전월 대비 37.5% 감소했다.
이 쯤 되면 물러날 생각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구 사장은 이 위기에서 '동양생명은 동양그룹과 별개'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붙이고 직접 언론에 나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
구 사장이 평소 강조해 온 나눔과 소통이 직원들의 동요를 막았고 이러한 분위기가 고객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그 때문인지 동양은 쉽게 위기를 돌파하고 지난해 (2013년4~12월) 어려움 속에서도 809억 원의 이익을 냈으며 올해는 1천500억 원의 순이익을 낼 전망이다.
구 사장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경영방침은 '내실'이다.
채권 이익 등 일회성 요인에 따라 큰 이익을 낼 수 있지만 당장의 이익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자는것.
그는 CEO로서 누구나 겪는 실적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기업가치와 미래를 생각하는 뚝심을 발휘함으로써 다른 CEO들과는 다르다는 평판도 듣고있다.
지난 4월에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최상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눈을 끄는 대목은 채권 매각 이익을 적게 내겠다는 방침이다. 채권을 매각하면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실적이 급등할 수 있지만 후배들을 위해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회사의 내실을 위해 자신의 성적표마저 희생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올해 초에는 취임 1년 9개월여 만에 자사주 1만주를 사들이며 책임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들어 보장성보험 상품 관련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국민은행과 보장성 상품의 방카슈랑스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이밖에도 구 사장은 평소 회사의 자원을 활용한 영업활성화,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한고객서비스 실현, 선제적 리스크 관리 능력강화, 경영효율 최적화 등을 필두로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내년에도 순이익 목표를 1천 억 이상으로 잡고 전략을 모색 중이다.
구한서 사장은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한 뒤 1982년 외환은행에 입사, 1987년 동양증권 과장으로 자리를 옮겨 동양생명 전무, 동양선물 대표이사 전무, 동양시스템즈 대표이사,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