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암 사장, 위기의 삼성증권 구해낼 적임자일까?
삼성증권 신임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 앞길에 과제가 산적해 있어, 향후 경영행보가 관심을 끈다.
현재 삼성증권의 성장동력이 꺾인 상태라 실적개선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윤 사장이 삼성자산운용에 비해 자산규모가 50배나 되는 삼성증권을 경영할 만큼 능력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우선 윤 사장이 당면한 최대 현안은 실적개선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1년 2천억 원대였던 순이익(개별기준)이 2012년 861억 원, 지난해 349억 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까지 순이익이 2천75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이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구조조정 효과, 자산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 등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 매각차인 1천122억 원만 제외해도 순이익 규모는 953억 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67억 원에 비해 104% 증가한 금액이다.
그나마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된 결과다. 삼성증권의 영업점포수는 2011년 3월 188개에서 올해 9월 148개로 21%나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수도 3천406명에서 2천289명으로 32.8%나 감소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일단 군살은 뺐지만 여전히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9월 말 기준으로 순수수료 수익을 살펴보면 위탁매매 수수료가 73.2%를 차지한 반면, 기업영업 15.2%, 선물중개업 5.5%, 기업금융 3.2%, 해외영업이 2.9%에 그쳐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에는 금융상품 판매가 포함된 것으로 금융상품 등을 따로 떼고 보면 수익 비중이 고루 분포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1년 11월4일부터 한달간 거래대금이 5천174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11월5일부터 한달간 거래대금은 3천201억 원에 그쳤다. 유안타증권(8천232억 원), 대우증권(3천860억 원), 우리투자증권(3천437억 원)에 뒤지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낙점된 윤 사장은 해외사업과 기업영업 경험이 풍부한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따라서 수익구조가 위탁매매에 몰려 있는 삼성증권의 수익기반을 다각화할 적임자로 윤 사장이 선택됐다는 평가가 따른다.
윤 사장은 2005년부터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임원을 거쳐 2011년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승진, 지난 2013년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해왔다. 삼성자산운용을 맡아 펀드수탁고와 투자일임계약고를 늘리며 회사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익은 240억원으로 2012년 대비 18.9%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올해 1-3분기에 순이익 23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된다.
하지만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그리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다. 순이익규모면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950억 원), KB자산운용(383억 원)에 뒤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자산총계가 4천370억 원으로 KB자산운용(2천215억 원)보다 규모가 2배 가량 큰데도 순이익은 적게 냈다.
삼성증권이라는 거대조직을 맡을 정도로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고 보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삼성증권은 자산총계가 22조5천억 원으로 삼성자산운용의 51배에 달하는 거대 증권사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치며 내부적으로 균열이 간 조직을 추스르고 근원적인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난제를 풀어내야 자리를 맡기에는 검증된 바가 별로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윤용암 사장 내정자가 지난주부터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있으며 1월 주총을 거쳐 선임될 것이라 업무 파악을 하고 있다"며 "내년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용암 사장이 주변의 우려를 털어내고 삼성증권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