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s KT, 알뜰폰망 점유율 놓고 '혈투'...자회사 효과는?
수 년째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동통신시장 점유율과 달리 알뜰폰(MVNO) 망 점유율에서는 SK텔레콤과 KT(회장 황창규)의 각축전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통신3사의 알뜰폰 망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7.22%로 KT(45.15%)를 약 2% 포인트 앞선 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KT가 SK텔레콤을 바짝 뒤쫓으며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대표 이상철)는 7.63%에 그쳤다.
현재 SK텔레콤 통신망은 SK텔링크(대표 서성원)를 비롯해 유니컴즈, KCT 등 9개, KT는 업계 1위 CJ헬로비전(대표 김진석)을 비롯해 KTIS, 에넥스텔레콤 등 14개 그리고 LG유플러스는 미디어로그, 머천드코리아를 비롯한 6개 MVNO 사업자가 임대해 사용중이다.
지난 7월부터 4개월 간 점유율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0.23%포인트와 0.45%포인트 상승한데비해 KT는 0.68%포인트 떨어졌는데 현재 약 4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알뜰폰 시장규모에 비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한편으로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 참여로 점유율 반등을 기대했던 KT와 LG유플러스는 생각보다 오르지 않는 점유율이 아쉬움을 나타내고있다.
특히 KT는 자회사의 알뜰폰 사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망 점유율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KTIS와 미디어로그가 통신 모회사를 배경에 두고 있지만 알뜰폰 업계에서는 신생업체에 불과했고 SK텔레콤 역시 막강한 알뜰폰 자회사(SK텔링크)를 두고 있어 점유율 반등에 실패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유심요금제와 선불요금제 중심의 KTIS는 불과 얼마 전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지도 않아 가입자 유치에 제약이 있어 큰 폭으로의 상승이 쉽지 않았다.
부진했던 MVNO 점유율을 미디어로그를 통해 만회하려던 LG유플러스의 입장은 더욱 씁쓸하다.
미디어로그는 9월부터 국내 통신업계 최초로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 'X3' 1만대를 들여와 승부수를 걸어 이슈가 됐지만 그 중 상당수 물량이 재고로 남아 재미를 못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두 자회사가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사업자들도 건재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점유율 반등과 같은 반짝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KTIS는 유심 및 선불요금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다른 요금제 카드까지 꺼낸다면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미디어로그 역시 모회사와의 유대관계가 형성돼있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콘크리트 점유율 구도와는 별개로 MVNO 시장의 성장세는 MNO 시장을 넘어서 통신3사의 전체 점유율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모회사인 통신3사에서도 통신시장 점유율 사수를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단순 가입자 증감으로만 비교하면 MNO 시장보다 MVNO 시장이 훨씬 활발하다. KTIS와 미디어로그가 시장에 진입한 지난 7월 이후 4개월 사이에 통신3사는 MNO 시장에서 17만2천여명을 유입하는데 그쳤지만 MVNO 시장에서 63만3천여명을 확보됐다.
특히 SK텔레콤은 MVNO 시장에서만 30만7천여명을 끌어들였는데 SK텔레콤의 10월 이동통신 시장점유율이 50.01%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MVNO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통신3사의 시장점유율은 자사 가입자 외에 자사 망을 사용하는 MVNO 사업자의 가입자 통계를 합산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전체 이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높지 않지만 통신사의 점유율 구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시장 자체도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각 사에서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