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증권, 우투증권 끌어안기 '첩첩산중'...기관경고·판매중지 '악재' 속출
NH농협증권(대표 안병호)이 이달말로 예정된 우리투자증권(대표 김원규)과의 합병을 앞두고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적이 악화된데다 금융당국으로부터는 불완전판매 등의 이유로 기관경고가 예고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합병 기업인 우리투자증권 노조도 무리한 구조조정과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은 오늘 31일자로 합병을 통해 NH투자증권으로 재탄생할 예정이지만 향후 행로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주주총회 과정에서 합병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NH농협증권이 기관경고를 받게 되면 합병법인의 영업에 차질이 생겨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 지 의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을 경우 3년간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게 된다.
최근 금감원은 NH농협증권이 수천억원대 신재생에너지 관련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불완전판매와 외국투자자에 직접전용 주문 서비스(DMA) 편법제공과 관련해 기관경고 조치를 내리고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의결했다. 금융위원회에서는 오는 24일 징계처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NH농협증권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20일 동안 ABCP 판매와 관련해 금감원의 부문검사를 받은 결과, 판매중단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NH농협증권은 포스코 등 국내 3개 대기업 계열사가 2010년부터 루마니아 등 3개국 현지 태양광발전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의 ABCP 발행을 주관했다. NH농협증권은 ABCP 총 4천778억원어치를 인수해 이중 2천950억원어치를 기관과 개인에 판매했으나 나머지 1천828억원어치는 담보설정이 미비한 사실이 밝혀져 판매 중단 조치를 받았다. 판매 중단 조치를 받은 ABCP는 합병 자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합병 법인에 적잖은 부담을 안기게 됐다.
우리투자증권가 수익을 개선한 반면, NH농협증권은 실적이 뒷걸음질 친 것도 합병 반대론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농협증권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 감소한 92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3.4% 감소한 49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우리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886억 원, 순이익은 19.1% 증가한 611억 원을 기록했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월17일 금융위원회가 합병을 승인한데 이어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합병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