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앞두고 이상한 풍경...“전산오류라 못 팔아~”
2014-12-31 문지혜 기자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김 모(남)씨 역시 집 인근 CU 편의점에서 ‘전산오류’라며 담배 판매를 거부했다며 사재기 의혹까지 제기했다.
김 씨는 지난 12월13일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들어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비어있는 담배 매대를 아예 천으로 덮어놓고 ‘전산오류로 인해 담배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곳곳에 붙여놓고 있었던 것.
상식적으로 편의점 전산에 문제가 생겼다면 다른 제품 판매도 어려울 것이고 담배 바코드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 타 편의점도 마찬가지여야 했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고.
담뱃값 인상 논의가 있던 9월뿐 아니라 12월 들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1인 2갑 또는 1인 1갑으로 판매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물량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전산오류’는 거짓말이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편의점 업주는 오히려 전산오류가 풀리려면 2~3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잡아뗐다.
김 씨는 “해당 편의점에서 사재기를 한 뒤 담뱃값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 아니냐”며 “1월1일 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편의점 담배 매대가 꽉 찰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담배만 판매가 안 되는 전산오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담배 발주, 판매에 대한 권한은 모두 해당 편의점 점주에게 있기 때문에 판매 제한을 하더라도 본사 차원에서 제재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점포의 경우 15일 점주가 바뀌면서 담배 소매판매권 명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담배를 팔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근 편의점 담배 품귀 현상은 제조사에서 나오는 물량이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담뱃값 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요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며 “매년 1월마다 금연을 결심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담배 판매가 줄어드는데다가 올해 가격도 인상되는 만큼 1월1일 이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