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 민영화 '4전5기' 도전 성공할까?
새로 취임한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이 '4전5기'로 우리은행 민영화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은행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민영화다. 이에따라 우리은행의 가치 제고는 이 행장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2010년 처음 시도된 이래 지난 11월까지 4번 진행됐지만 모두 번번히 무산됐다.
이는 이 행장이 취임 전부터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공식 취임 전 이미 ‘영업통’ 위주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등 물밑에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전작업을 벌여왔다.
실제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인근에 있는 서울연수원의 임시 집무실에는 임원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차기 행장 내정과 동시에 조직의 역량 결집을 위한 안정성과 업무경력을 고려한 임원인사를 단행해 친정체제도 꾸렸다.
이 행장이 구상한 우리은행 가치 극대화 성과는 임기내 자산 300조 원, 연간 당기순이익 1조5천억 원이다. 이는 행장 후보 면접 당시 추천위원들에게 공언한 내용이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우리은행의 올해 1~9월 순이익은 7천500억 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은 1조4천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4천700억 원대비 200% 이상 증가한 금액인데, 민영화 추진에 따른 계열사 매각 대금과 환급받은 법인세 6천억 원이 유입된 탓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한 순 순이익은 8천억 원 안팎으로 이 행장이 공언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수익규모가 2배 가까이 커져야 한다는 계산이다.
총자산은 254조 원으로 3년 동안 약 6조 원이 늘어나는데 그쳐 300조 원은 쉽게 달성될 수치가 아니다.
이를 염두한 탓인지 30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 행장은 외형 확장 목표를 매년 15조 원으로 줄였고, 수익도 1조 원으로 낮춰잡았다.
이를 위해 이 행장은 우선 내년 전략을 소매금융분야의 역량 강화로 설정했다. 이는 이 행장이 취임 전까지 맡았던 전문 분야기도 하다. 2015년 개인고객본부 경영목표를 영업수익 2조 원 달성과 신규고객 100만명 창출로 잡고 영업수익을 10%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70만명에 달하는 휴면계좌 및 비활동 고객을 활성화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행장의 임기는 2년이다. 통상적인 시중은행장 임기인 3년보다 1년 짧다. 짧고 굵게 우리은행의 숙원과제인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우리은행 민영화 4전 4패
우리은행 민영화는 이명박 정부 들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4번 시도 됐지만 모두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1998년 9월 한빛은행으로 탄생한 뒤 16년째 정부 소유의 은행이다.
첫 매각 시도는 2010년 이뤄졌고, 당시 10여 곳이 입찰참가의향서를 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지만 인수유력 후보였던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틀었고, 우리금융컨소시엄은 정부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 결국 무산됐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KDB산업은행이 지방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 전체를 인수해 ‘메가뱅크’를 설립하려고 나섰지만, 정치권에서 특혜시비가 불거졌고 결국 인수는 무산됐다.
2012년에는 KB금융이 관심을 보였지만 역시 메가뱅크 논란에 부담을 느끼고 ING생명 인수로 방향을 전환했다.
네 번째 민영화 시도는 정부가 우리은행과, 지방은행, 증권·보험사 등 계열사를 분리 매각키로 했음에도 실패했다. 지난 11월 우리은행 경영권(지분 30%) 예비입찰은 중국의 안방보험만이 참여해 유효경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산됐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교보생명은 끝내 참여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