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촉발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 사퇴, "번민의 나날 보냈다"
금융당국에 국민은행(행장 윤종규)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한 감사를 요청하면서 ‘KB사태’를 촉발시킨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이 9일 자진 사퇴했다.
당초 임기는 2017년1월2일까지였다.
정 감사는 이날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해 1월 3일 상임감사위원으로 부임한 이래, 그야말로 정신없는 1년을 보냈다”며 “동경지점 사태,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고객정보 유출사고, 인사시스템 운영실태, 주전산기 전환사업 등 각종 업무를 추진하면서 오해와 부정적 견해도 있었지만 저 나름대로 KB의 변화와 혁신에 일익을 담당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관련해서는 “그간 원칙에 입각하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설득을 다했다”며 “금융당국 책임자, 임영록 전 회장님, 이건호 전 행장님, 사외이사님을 포함한 관련 임직원분들이 물러나는 변화 속에서 내심 번민의 나날을 보낸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감사는 “일련의 사태가 마무리되고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 중심의 새로운 KB 경영진으로 분위기 쇄신과 경영비전 구현에 힘을 보태고자 상임감사위원 직을 사임하는 것이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사퇴를 표명했다.
끝으로 “저의 부덕의 소치로 많은 임직원 여러분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올해 KB국민은행이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비상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감사는 지난해 4월 국민은행의 주전산기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지만 이사회가 감사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서 이를 둘러싼 내홍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정 감사의 사퇴로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 이사회 멤버였던 사외이사 및 임직원 등 KB사태 당사자는 모두 KB를 떠나게 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