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2억 달러' 거머 쥔 녹십자, 올해는 '매출 1조 클럽' 가입 초읽기

2015-01-21     안형일 기자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매출 1조 원 달성에 실패한 녹십자(대표 허일섭)가 수출호조에 힘입어 올해는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 최초의 '매출 1조 클럽' 가입이라는 영예는 유한양행(대표 신윤섭)에 빼앗겼지만 R&D투자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을 내세워 해외시장에서 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녹십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천632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연간 매출 추정치는 9천8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녹십자가 올해 매출 1조480억 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거뜬히 가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1천35억 원으로 예상했다.

유한양행이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들여다 판매하는 상품매출을 크게 늘린 것과 달리, 녹십자는 해외수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올해도 실적 견인에 도움이 되리라는 분석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해외 수출 2억 달러를 달성하며 국내 수출 1위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굳한 바 있다. 녹십자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전년도보다 40%나 증가한 수치다.


주 수출품목인 수두백신과 독감백신의 지속적 수출증대와 대상포진 백신의 매출 성장이 전년 대비 120% 급증했으며 태국향 플랜트 매출 약 500억 원 가량이 발생하면서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아쉽게 매출 1조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기존의 수출 품목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존 수출 품목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자체 개발한 의약품들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500억 원 규모의 태국향 플랜트 수출이 올해에는 빠지게 됐지만 국제기구 입찰에서 2년간 7천515만 달러(한화 약 813억 원)의 수두백신 공급을 수주해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R&D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 꼽힌다.

녹십자는 매년 9~10%대의 R&D 투자를 하고 있고 다양한 수출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개발 의약품인 '헌터라제'는 지난해 국내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연 매출 15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미국 FDA 3상을 앞두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미국 FDA 3상을 통과한 혈액제제는 2017년 제품 출시를 앞두고 캐나다에 공장을 건립했고 오창공장에도 추가 증설을 하고 있다.

특히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등 백신 제제는 최근 중남미 국가들의 예방접종 계획 확대로 앞으로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 기록한 글로벌 매출은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해외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올해에도 글로벌 매출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 1조 달성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해외 수출에 매진하다 보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